일전에 한 교수님께서 수업 도중 학보사를 언급하신 적이 있다. 교수님은 ‘언론은 힘을 잃었고, 특히 학내 언론에서 일하는 학생 기자들조차 학보를 취업 수단으로 바라본다’라고 하셨다. 이는 매우 냉소적이지만, 일부는 맞는 말이다. 대중의 신뢰를 잃은 언론이 만연하고, 학보를 읽는 학우의 수도 많지 않다.

그러나 학생 기자들이 진정성 없는 학보를 찍어내고 있다는 말엔 감히 동의할 수 없다. 학보사 기자들은 일명 좋은 학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고민한다. 취재 과정은 당연히 순탄할 리 없다. 학교와의 통화도, 질문지의 작성과 수많은 퇴고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전화 공포증’을 이겨내고 취재를 진행해도 학교의 답변은 늘어진 테이프마냥 반복된다. 유용한 기사를 작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취재를 시작하지만, 되려 본인의 ‘무용함’을 마주해야 하는 것은 덤이다. 이외에도 기자들은 아이템 회의부터 학보 발행까지 셀 수 없이 수많은 단계를 거쳐 기사를 완성한다. 이는 학보사를 단순히 취업의 수단으로만 바라봤다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수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리면서도 기자들이 매번 학보를 발간하는 이유는 교내 언론의 역할과 책임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본지의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지는 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우리 학보사는 본질을 잃지 않고, 읽히는 학보가 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는 곳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동덕여대 학보사는 ‘청년팔이’ 시대에서 배제된 청년의 목소리와 여성의 존재를 드러내는 기사들로 학보를 채워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학보가 된다면, 교내 언론의 존재 이유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주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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