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섰다. 지난 5월 29일 서울에서 200여 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열려 참석자가 수천 명에 이르고 있다. 시험기간에 이뤄진 집회에도 수많은 학생들이 참석했다. 도서관에 앉아있어야 할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2010년 말 한국은행이 2,415가구를 대상으로 가계금융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계의 생활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출 항목에 대해 참여자 중 7.9%가 등록금이라고 답했다. 등록금은 가계에서 식료품비, 사교육비, 병원비, 대출금 이자 다음으로 많이 지출되는 항목이었다. 이는 많은 가정에서 등록금에 대해 큰 부담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난 4월 전국 4년제 대학의 등록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공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443만 원, 사립대는 754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인상률은 0.6%∼2.29%로 거의 동결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평균 등록금이 800만 원을 넘는 대학이 50곳에 달했고, 사립대 의학계열의 평균 등록금은 1,250만 원이 넘었다. 최대 1,200만 원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해 반값등록금 운동이 나타난 것이다.
또한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2001년에 각각 241만 원과 479만 원이었던 국립대와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2011년에 들어 443만 원과 754만 원이 됐다. 수치상으로 국립대는 83.8%, 사립대는 57.4% 증가했다. 같은 시기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1.5%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학 등록금은 물가보다 2∼3배 상승한 것이다.
 
한 달 내내 일해도 고작 518,400원
   현재 우리 사회는 대기업과 같은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대학생들은 졸업장을 받을 때까지 ‘미친 듯이’ 높은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다.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인 754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얼마나 일을 해야 할까. 최저임금인 4,320원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하루에 8시간씩 219일을 일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 제도가 있지만 대출이자를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2009년 7월 교과부는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고, 대출금 상환으로 인한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만드는 사태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취업 후 대출금을 상환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재학생의 경우 B학점 이상의 성적, 35세 이하의 연령, 소득 7분위 이하의 소득 기준, 학부생(대학원생 제외)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로 인해 신청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한 대학생들도 있다.
 
등록금, 대학생만의 문제 아냐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학생뿐만이 아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 그리고 등록금 문제가 미래에 현실로 다가오게 될 중·고등학생도 함께였다.
고등학생인 김모(18) 군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생긴 빚이 늘어 휴학을 하거나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봤다. 이제 곧 대학교에 입학하게 될 텐데 등록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회의 관심이 몰려 있는지는 지난 7월 종영한 드라마 <시티헌터>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에도 등장한 것이다. 사학재단의 이사장이 비자금으로 챙겨둔 교비를 시티헌터가 찾아내 학생들에게 돌려주며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는 것이 그 드라마의 내용이었다. 시청자들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한 일이 드라마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고 통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에서는 이 에피소드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지만 현실 사회에서 ‘반값등록금’ 논쟁은 어떻게 해결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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