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휘는 부모님 / 이자 놀이 학자금 / 졸업 후엔 빚더미 / 제발 내려 등록금 / 등록금 프리덤” 지난 학기 정문 옆에서 <이태원 프리덤>을 개사한 <등록금 프리덤>에 맞춰 춤을 추던 이들을 기억하는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땡볕 아래 땀까지 흘려가며 춤을 추던 그들은 바로 동덕여대 반값등록금 실현 운동본부 ‘등록금 프리덤’에 속한 이들이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그리고 반값등록금 등 이른바 무상시리즈가 올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만큼 본교에도 그 바람이 불어왔었다. 그 바람을 일으킨 등록금 프리덤을 처음 조직한 세 명 중 한 명인 연시영(국제경영 09) 씨를 만나보았다.

Q. 등록금 프리덤을 어떻게 조직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A. 대학희망이라는 교내 동아리에서 서로 알게 돼 친하게 지내던 세 명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당시가 카이스트 학생들을 비롯해 등록금 문제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을 때여서 반값등록금을 우리 활동의 목표로 삼았다. 등록금 프리덤이라는 이름은 유행하던 <이태원 프리덤>을 개사해 부르던 것에서 그대로 따왔다.

Q. 등록금 프리덤은 어떤 활동들을 했는가?
A. 5월 초에 결성해 삼일 뒤에 바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세 명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해줬다. 반값등록금과 관련된 교내외 집회에도 참석했다. 그리고 보는 이도 활동하는 우리도 즐겁게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공연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율동 같은 춤을 추는 거였지만 동영상을 찍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사실 시작할 때는 이 정도로 많이 서명해줄지 몰랐다.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에 대해서 알리고, 학생들이 얼마나 원하는지 확인하자는 의도에서 큰 욕심 없이 시작했다. 원래 우리의 목표는 이천 명의 서명을 받는 것이었는데 첫날 사백 명 정도의 서명을, 그리고 끝에는 사천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았다.
그만큼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수고가 많다며 격려해준 교수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더운 날씨에 고생한다며 음료를 제공해주신 마놀린 사장님까지.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좋았다. 또 더운 날씨에도 즐겁게 활동을 해준 등록금 프리덤 참가자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크다.

Q. 반값등록금을 주창하는 단체는 거의 학생회이거나 정당소속 단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등록금 프리덤은 어떤가?
A. 우리는 어떤 정당에 소속되지도 않고 배후도 없는 그저 자발적인 조직이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만큼 뚜렷한 정치 성향을 띄고 있지 않다. 반값등록금은 자신의 지지하는 정당, 정치적 성향을 떠나 모든 대학생이 누려야 할 권리이기에 함께 활동하는 것이다.

Q.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는가?
A. 우리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너네 너무 포퓰리즘이다’, ‘현실성이 없다’라며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분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충분한 대화도 나누지 않고 ‘반정부 시위’, ‘현실성 없는 활동’이라고만 치부하시는 게 아쉬웠다.

Q. 반값등록금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지난 방학 동안 마트 냉동 창고에서 네 명이 질식사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중 한 명이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이었다. 그 분 추모제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등록금을 벌어야하는 그에게는 친구조차 사치였다고 했다. 친구랑 술을 마시고 싶어도 돈 때문에 엄마랑 가끔씩 막걸리를 마시는 게 다일 정도로. 그를 비롯해 알바에 허덕이는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값등록금이 현실적으로 되냐 안되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무조건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A. 우리학교가 여대여서 개인주의가 심해 단결이 안 된다고 평소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활동을 통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사람들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시며 도움을 주셨다. 특히 방송연예과 학생들은 서명지를 가져가서 직접 받아오기도 했다. 그런걸 보면서 ‘우리학교에 참 멋있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뿌듯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던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 같이 하면 못할 건 없구나’라며 단결의 힘을 깨달았다.

Q. 앞으로의 등록금 프리덤과 연시영 씨 개인의 계획은?
A. 올해 상반기 동안 반값등록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반값등록금을 관심사로 띄우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현재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됐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한 학기 동안의 활동이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대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면, 다음 학기는 대중성은 물론 진짜 반값등록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활동을 하고자 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좀 더 재밌는 학교를 만들고 싶은 게 우리의 근본적인 목표다. ‘우리학교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고 싶다. 앞으로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일이 뭐 있을까 고민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이런 사회 활동들을 해나갈 것 같다. 돈은 못 벌 것 같다. 그러니 더욱 반값등록금이 돼야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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