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일부터 MBC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은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사회적 쟁점이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 출연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이다. 지난 9월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MBC 측은 특정 연예인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자 이 같은 법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Social’과 ‘Entertainer’의 합성어인 ‘소셜테이너(Socialtainer)’는 사회 참여 연예인이라는 뜻으로 정당이나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발언하는 연예인들을 말한다. 배우 김여진, 가수 김장훈, 방송인 김제동이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다.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연예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적인 견해나 사회적 쟁점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일이 잦아졌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예인과 대중들이 보다 친밀해지면서 대중들은 연예인의 사회참여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이다.

소셜테이너에게 소셜미디어란
   스마트폰 사용자 2천만 시대,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사회적 쟁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자들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트위터를 통해 ‘레몬트리공작단’이라는 모임을 만든 가수 박혜경 씨는 실제로 시민들에게다양한 형태로 지원받기도 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모두가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유명연예인이 언급한 말이 정치인의 말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연예인의 사회적 참여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대중들과 소셜테이너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회문제를 개선시키려는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배우 김여진 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날라리 외부세력’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한 대학교의 청소 노동자 복지문제를 개선시키기도 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들은 지난 26일 열린 재보궐선거의 투표독려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 가지 사회적 쟁점을 가지고 소셜테이너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논의하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테이너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성은 없지만 대중을 움직일 수 있다?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이 적용된 이후, 배우 김여진 씨의 라디오 프로그램 고정출연이 무산됐다. 그리고 연예인 김여진 씨를 대신해 작가 서해성 씨를 섭외했다. 작가 서해성 씨 역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이지만 연예인 신분인 김여진 씨와는 달리 별다른 규제 없이 방송출연이 가능했다.
김여진 씨의 출연이 무산된 것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인 그녀가 사회적 발언을 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전문적’이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은 있지만 전문성이 없는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적인 발언은 대중들에게 사실 왜곡이나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한 시민의 의견으로 바라봐야
   유명한 소셜테이너 중 한 사람인 김미화 씨는 지난 2일 비영리 언론사를 운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08년까지 라디오 시사토크쇼를 진행했던 김미화 씨는 연령층을 불문하고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현재는 트위터를 이용해 주로 활동하고 있지만 소셜테이너로서 김미화 씨의 입지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예인이 정당에 가입해 정치에 참여하는 일이 흔하다. 이 같은 연예인을 ‘폴리테이너’라고 부른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폴리테이너가 있어 왔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활성화되기 시작한 연예인의 사회 참여가 낯설기만 하다. 소셜테이너들의 행동을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나 희망버스와 같이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의도로 시작된 연예인의 사회적 참여 의미가 퇴색될까 염려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소셜테이너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소셜테이너의 말 한마디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대중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들의 사회적 참여에 대해 경계선을 그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요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그들의 의견을 영향력 있는 연예인의 생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 시민의 의견으로 여겨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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