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란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 여행과 달리 전쟁과 같은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다.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용어는 1996년 처음 등장해, 2000년 영국의 맬컴 폴리(Malcolm Foley)와 존 레넌(John Lennon) 교수가 함께 지은 『Dark Tourism』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다크 투어리즘은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자치단체에서만 지역 관광 자원의 개발 차원에서 한정적으로 논의돼왔다. 대중에게 그 개념이 보편화된 것은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훼손됐던 때부터다. 불탄 숭례문의 잔해를 보면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스스로를 반성하자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미 세계적으로 다크 투어리즘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 장소인 폴란드의 아우슈비츠와 9.11테러가 발생했던 미국의 세계무역센터 자리, 수백만 명이 학살된 캄보디아 킬링필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다크 투어리즘이 이루어져 왔다. 학창시절에 역사나 전쟁 관련 장소를 견학한 일이 있을 것이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을 뿐 과거의 장소를 되돌아보고 교훈을 얻는다는 점에서 다크 투어리즘과 맥락을 함께한다. 현재 다크 투어리즘 개념이 보편화된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의 다크 투어리즘 관광지로는 일제강점기에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고문당하고 순국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948년 수만 명의 양민이 희생된 4·3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제주 4·3평화공원,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중공군 포로를 가두기 위해 설치된 거제포로수용소,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추모하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등이 있다.
  다크 투어리즘은 인류의 과오로 인한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게 함으로써 과거를 반성하게 하고, 역사적 통찰력을 얻게 해준다. 과거가 없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과거로부터 비롯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다크 투어리즘의 활성화는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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