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도가니>가 400만 관객을 사로잡은 데 이어 올해 1월 26일 개봉한 <부러진 화살>도 2주 연속 박스오피스의 정상을 차지해 사회 고발 영화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의 장애아동 성폭행 및 성추행에 대한 내용을 다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를 통해 인화학교는 폐교됐고, 성폭행 범에 대한 공소 시효 폐지라는 ‘도가니법’이 생겼다. <부러진 화살>도 비슷하다. 이른바 ‘판사석궁테러’를 재조명해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고발했고, 이에 관객들은 사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치 부패와 비리의 과녁에 화살이 명중한 꼴이다.

SNS를 통한 흥행열풍

   <도가니>가 개봉할 당시, 어느 누구도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렇게 큰 사회적 파장을 만들어 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자칫 새로운 시도로 묻혀버릴 뻔 했던 이 작품은 개봉 후부터 SNS의 입김을 받았다. SNS에서 잘 만든 영화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개봉 1∼2주 후부터 관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인기를 끌려면 SNS를 활용하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상이다. <부러진 화살>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한 예로 꼽힌다. 시사회를 다른 영화보다 빨리 진행하고 일반 시사회에 수만 명을 초대해 입소문이 나게 한 것이다.

영화 속 인기 몰이의 비결은

   이렇게 흥행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두 영화는 새로운 문화 현상을 일으켰다. 오락적인 요소를 떠나 연령대에 상관없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사용한 점이다. 그동안 영화 <화려한 휴가>처럼 지난 역사적 사건을 환기시키는 영화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특정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 영화는 흔치 않았다. 또한 이 영화들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시민들의 사회 개선 의지를 이끌어 낸다. 이것이 바로 흥행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객의 생각이 필요한 때

   하지만 사회 고발적인 소재는 그에 따른 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도 사회적, 정치적 소재를 다루다보니 그와 관련된 진실공방이 끝없이 벌어지고 있다.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에서 사법부가 과연 정당한 재판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또한 영화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보니 감독이나 제작진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일수록 관객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영화 하나만을 보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한 쪽으로 치우친 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 문제를 환기시켜서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를 던져줄 뿐, 그에 대한 판단과 대책을 생각해내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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