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1월의 소비자물가는 작년 1월에 비해 3.4%나 증가했다. 이를 대변해주듯,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로 우리들의 장바구니는 가벼워지고 있다. 식료품부터 연료, 공과금까지 우리의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인상되고 있는 추세다. 그 물결은 대중교통 요금에도 찾아 왔다.

  서울시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연료비 등 각종 물가 상승과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비용으로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교통비 인상을 결정했다. 2월 25일 첫차를 기점으로 지하철과 간·지선 버스, 광역버스, 마을버스의 요금을 150원씩 인상했다. 즉 교통카드 사용 시 지하철과 간·지선 버스 요금은 900원에서 1,050원으로, 광역버스는 1,700원에서 1,850원으로, 마을버스는 600원에서 750원으로 올랐다. 당장 눈앞에서 150원은 작은 액수로 보일 수 있으나 우리가 매일 타고 다니는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 인상액으로 다가왔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왕복 요금에서 총 300원이 오른다고 할 때 일주일에 2,100원, 한 달에 9,000원이나 부담이 는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주머니에 직격탄이 날아온 것이다.

  서울소재 대학으로 지하철을 타고 통학하는 여대생 서 씨(21)는 “지하철 게이트에서 요금을 (카드로)찍을 때마다 손이 떨려요. 150원이 그렇게 큰 액수는 아닌데도 900원이였던 게 1,000원 단위로 올라가니까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크게 다가오네요”라며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과연 타국의 교통비는 얼마나 할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았을 때 1,050원은 비싼 요금일까? 먼저 가까운 나라 일본과 비교해보았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591달러이고 일본은 대략 그 두 배인 4만 2,820달러이다. 일본의 지하철 요금은 160엔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2,330원이다. 이 요금을 한국의 국민소득 기준으로 책정한다면 약 1,170원 이상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한국의 요금이 120원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일본의 대중교통 특성상 지하철과 버스 간의 환승이 안 될 뿐 만 아니라, 지하철 구간 간의 환승이 불가한 곳도 있어 2중, 3중으로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또한 기본요금 책정 구간이 우리나라는 10km인 반면, 일본은 6km여서 상대적으로 한국의 요금이 경제적이라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비교해 볼 곳은 유럽의 여러 나라 중 대중교통 체제가 발달한 프랑스이다. 프랑스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1019달러이며, 지하철 요금은 1.7유로로 환산하면 약 2,500원이다. 프랑스의 지하철 요금을 한국 국민소득 수준으로 맞춰 보았을 때 1,250원이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요금이 200원 저렴하다. 프랑스도 일본과 같이 구간별 요금을 책정하여 추가요금이 붙는데 그 요금 또한 만만치 않다. 1.7유로의 티켓은 가장 기본인 1∼2zone을 이용할 때 사용 가능하고, 3zone 이상을 벗어날 시에는 요금이 인상되어 역시 한국의 지하철 요금이 저렴하다. 결론적으로 타국과 비교해봤을 때 한국의 교통비 1,050원은 저렴한 요금에 속한다.

  이번 서울시의 요금 인상은 2007년 4월 인상한 이래 4년 10개월 만이다. 5년간 누적된 운영적자가 3조 5089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매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그 체감도가 높아 시민들의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인상안과 함께 시민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대중교통 시스템 혁신안도 내놓은 만큼 요금 인상으로 뿔난 시민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더욱 편리하고 안전해진 대중교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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