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신문이 나왔다. 남들보다 좀 더 빠른 개강을 한 학보사 기자들은 너도 나도 바쁜 방학을 보냈다. 그리고 다른 때보다 조금 빨리 다음 신문을 준비했다. 
 보통 학보가 나오면 다음 호까지 일주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호는 추석이나 중간고사 때문에 다음 호를 준비하기 빠듯했다. 다들 할 일이 많다 보니 이번에는 취재를 혼자 가는 일이 잦았다. ‘언제나 다른 기자와 함께 다녔는데...’라고 푸념할 시간은 없었다. 옆에 누가 있든 없든 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를 다녀야만 했다.
 이번 문화면에서 맡게 된 기사는 ‘공짜 문화생활 즐기기’. 돈이 있어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친구의 푸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기사였다. 하지만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보다 적은 돈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한 쪽 어깨엔 숄더백이, 다른 한쪽엔 카메라 가방이, 목에는 육중한 무게의 DSLR 카메라가 걸려있었다.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것이 심히 안쓰러워 보였었나보다. 전시회장 스텝이 무거워 보인다며 가방을 잠시 맡아주겠다고 했을 정도로. 외로울 꺼라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전시회를 구경하면서 우연치 않은 인연도 만났기 때문. 만난 사람은 행위예술가인 심철종 씨였다. 기자가 찾은 전시회를 열 번 이상 관람했다는 그와 해당 전시에 대한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지난 월요일 아침에는 일곱 시에 시작하는 새벽특강을 듣기 위해서 지하철을 탔다. 이번에 혼자인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뿐더러, 자기 기사도 아닌 기사 취재를 이른 시간에 함께하자고 말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혼자 고생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덟 시에 강의가 끝나고 부랴부랴 일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새벽 다섯 시부터 돌아다녔으니 수업시간에 조는 불상사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나름 즐거웠지만 이번 취재를 하면서 기자는 조금 외로웠다. 하지만 새롭게 만난 인연과 새로운 경험이 있었기에 외로움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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