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유럽의 각 정상들이 다문화 정책의 실패 선언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문화 사회를 겨냥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럽의 다문화주의는 사실상 실패에 이르렀다. 기존에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다문화 인종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펼쳐왔다.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언어교육을 시행하면서 포용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유럽의 경제난이 극심해 지면서 일자리가 부족해지자 다문화 정책의 일부인 일자리 제공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자국민의 일자리도 유지하기 어려운 마당에 다문화 인종들에 대한 막대한 지원은 모순된 행동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인종 간의 갈등도 한몫했다. 유럽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이슬람교도이다. 기독교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이슬람교도들을 포용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유럽의 자국민과 어울리지 못하는 무슬림, 자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다문화 정책은 곧 그 바닥을 드러냈다.
노르웨이 테러 사건은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안 그래도 이민정책의 부작용으로 사회 갈등을 빚고 있던 유럽 국가들은 이 테러로 다문화주의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노르웨이에서 한 청년이 ‘십자군 전사’를 자처하며 다문화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노동당 캠프를 테러,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은 다문화에 대한 갈등이 끝까지 치달았음을 알려준다. 노르웨이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종교, 인종 간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만 그 밑바탕에 다문화정책에 대한 자국민과 다문화 인종의 갈등이 있었음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유럽뿐만 아니라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나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가 다문화주의로 변해감에 따라 각 국가들은 다문화 인종을 받아들이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다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나라도, 또 잘 융화된 나라도 있다. 여기에서 특히, 각종 다문화 정책을 마련하며 다문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잘 판단하고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다문화를 배척하는 정서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부작용, 미국의 성공사례를 찬찬히 검토하여 한국만의 다문화주의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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