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양보하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최근 여가 시간의 확대, 건강과 개성을 추구하는 추세에 힘입어 DIY(Do It Yourself) 열풍이 가구, 인테리어, 음식, 화장품, 기계장치 등의 여러 분야에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내 손으로 자신을 비롯한 가족의 건강과 개성을 추구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DIY 활동이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건강과 안전의 측면에서 DIY 활동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불편한 화장품의 진실에 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DIY 화장품 만들기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화장품은 법이 정한 규정 하에 원료에 대한 품질검사를 시작으로, 고도의 기술과 엄격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공산품이다. 그러나 DIY 화장품을 손수 만드는 일반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천연재료 그대로를 사용하며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 하세요’라는 어느 화장품 광고 카피를 몸소 실천한다.
 사실 천연재료 속에는 미용에 필요한 성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도 존재하고 있는데, 이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녹차에는 광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화장품 제작 과정에서는 이 성분이 제거되지만, 실생활에서는 재료 그대로가 쓰인다. 이는 DIY 화장품이 가진 한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제조 과정의 순서나 기술, 위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제작되면 세균 감염이나 변질의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DIY 화장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제조 후 최소 24시간 동안은 바르지 않고, 사용 전 테스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부제를 쓰지 않은 것이므로 보존 시에는 냉장보관을 하며 단기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근래 자신의 아들을 공개한 한 여자 연예인의 기사를 읽다 기사에 첨부된 아이의 사진, 정확히 말하자면 사진 속 아이가 있는 연예인의 집 인테리어를 문제 삼는 흥미로운 댓글을 발견한 적이 있다. 바로 거실에 장식용으로 붙여둔 MDF 합판이 문제였던 것이다. MDF(Medium Density Fiberboard : 중밀도섬유판)는 조각낸 원목을 화학처리 과정을 거쳐 접착제와 섞어 가공한 섬유판이다. 문제는 제작 시 사용된 접착제로부터 발생한 포름알데히드가 인체에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아토피, 새집 증후군 등을 유발하는 유해한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DIY 인테리어를 할 때, 자재가 가진 성분이나 유해성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쉽게 구입할 수 있거나 가공하기 쉬운 자재들을 사용한다. 그러나 사용된 자재들은 제대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사용되어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처럼 자신만의 개성과 건강은 물론, 또 다른 여가 생활로 각광받는 DIY 활동도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거나 신뢰성 있는 지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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