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 25일에 우리 대학의 축제가 열렸다. 낮에는 각 부스를 운영하는 학생들이 음료와 주전부리 등 각종 먹을거리들을 팔았다. 저녁부터는 본격적으로 운동장과 교문 앞까지 주점이 들어섰다. 과마다 특색 있게 주점을 꾸미거나 개성 있는 옷을 맞춰 입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열기를 더했다.
축제 때는 학교에 남자들의 출입이 자유롭다. 그렇기 때문에 축제 기간에는 유독 많은 남자들이 우리 대학을 방문한다. 여학생들만이 여는 축제 주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자들에게 많이 초점이 맞춰져 그에 따른 비판의 소리가 매해 나온다.
이번에도 주점을 준비한 학생들의 다소 과한 옷차림과 호객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한 학과의 전통의상이 논란이 됐다. 옆트임이 심한 의상을 입고 호객 행위를 하는 모습이 보기에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과는 주점 앞 플래카드에 지나치게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따라 학교 커뮤니티 ‘동감’을 통해 학우들은 해당학과에 사과를 요청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특정 학과는 선정적인 옷차림 때문에 매 축제 기간마다 논란이 되지만, 논란이 된 부분을 바로잡지 않아 학우들의 원성을 샀다. ‘동감’에서는 호객 행위를 하게 되는 이유로 주점을 꼽으면서 아예 축제 주점을 없애자는 말까지 나왔다.
우리 대학과 달리 모든 대학의 축제가 술 문화로 얼룩진 것은 아니다. 서울 시립대는 이번 축제 기간에 교수와 학생이 모여 초대형 오므라이스를 만들고 지역 주민들과 나눠먹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한양대 또한 축제가 끝난 뒤 학생들이 청소노동자와 함께 대청소를 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이런 타 대학의 축제 모습을 보고 주점만 가득한 우리 대학의 축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본교 축제의 과한 호객 행위와 특정 과들의 지나친 모습은 비난받을만했다. 하지만 ‘동감’의 익명게시판에서는 비난을 넘어 가히 비방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말들이 오고 갔다. 과 주점에 참여한 한 학우는 축제 기간 중 커뮤니티에 들어갔다가 심한 말들이 적힌 글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같은 학교 학우를 두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온라인 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은 마치 항간의 ‘악플러’를 연상시켰다.


잘못된 부분에 시정을 요구하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비판이 아닌 비방으로 넘어가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과와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 학교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는 축제에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의 문제점을 자각하고 개선해 갈 때 학교는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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