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청소년, 이 단어들이 뉴스에서 나올 때면 자연스레 내 머릿속엔 ‘따돌림과 왕따’, ‘폭력’, ‘범죄’에 이르기까지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권승민(당시 13세)군의 사건은 우리 사회에 청소년 폭력을 다시 재조명한 사건이었다. 권군의 학부모가 학교법인과 교장, 담임교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학교법인과 D 중학교 교장, 담임교사, 가해 학생 부모는 원고에게 모두 1억 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학교 교장과 담임교사, 그 모두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점이다.

왜 모두의 책임일까? 청소년들이 문제행동을 하는 그 근본적 원인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청소년문제 행동의 유발은 단일 요인보다는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뒤섞여 있다. 크게 개인적 요인, 가족적 요인, 또래 관계, 학교 환경, 지역 사회, 사이버 환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청소년문제에서 개인적 요인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 대부분이 사회, 환경과 관련돼 있다. 지금의 공교육에서는 더 좋은 성적, 학벌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감정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알아갈 시간은 없다. 그렇기에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을 청소년들이 배우기란 더욱 어렵다.

사회와 환경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범죄에서도 알 수 있다. 최근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흥비에 사용한 10대들이 붙잡혔다. 그들은 케이블TV의 범죄 프로그램을 보고 따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범죄는 모방범죄가 대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뉴스나 드라마에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범죄 행위를 묘사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청소년은 범죄영화를 보고 나서 그 비슷한 상황이 되면 성인과 달리 쉽게 따라 하게 된다”고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소속 강은경 심리분석관은 말했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에 무뎌진 이 사회가 청소년들의 범죄를 부추긴 것은 아닐까.

이런 현실 속에서 청소년만을 탓하기에는 우리 모두의 책임의 무게가 무겁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사건의 주역인 그 청소년만을 기억한다. 그 학생을 비난하고 ‘요즘 청소년들이 무섭다’고들 말한다. 청소년 문제는 단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세상,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그들을 둘러싼 삭막한 사회가 따스한 사회로 변화되기까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