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고려대학교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탈퇴 안건이 가결됐다. 한대련은 2005년 대학생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거점이 되고자 만들어진 단체다. 한대련은 부실대학 선정의 투명성 제고, 기성회비 폐지 운동, 적립금 반환, 총장직선제, 비리재단 퇴출 등 대학 이슈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2009년 전학대회 당시 높은 찬성표를 얻어 한대련에 가입했다. 그러나 한대련 가입 초반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전학대회를 통한 가입 결정이 전체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고대 총학의 한대련 탈퇴 문제는 매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려대 45대 현(現)총학 ‘고대공감대’는 한대련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최근 한대련 소속 일부 학생이 통합진보당 폭력사태에 개입하고 김정일 추모발표 및 사절단 파견시도, 해군훈련을 전쟁도발 행위로 규탄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일면서 고려대의 한대련 탈퇴요구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이에 고대 총학은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한대련 탈퇴 정책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18,684명 중 4,305명이 참여해 3,841명(89.2%)의 높은 찬성표를 얻었다. 이후 전학대회에 안건으로 넘어와 56명의 대의원 중 42명이 찬성해 한대련 탈퇴가 확정됐다.

많은 학생들이 ‘정치색’을 띠거나 ‘운동권’ 성향에 대해 거부감을 표한다. 고대의 한대련 탈퇴도 이러한 영향을 적잖게 받았다. 하지만 대학생 연대체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 현재 대학생들이 갖는 문제들 중에는 정치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이 연대체를 통해 한 정당을 지지하거나 한 가지 정치색을 띠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정치와 대학을 구분 짓기 전에 학생 스스로가 학내사항에 관심을 갖고 그 의견을 수합해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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