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탐방 : 목화관에 가다

 

  목화관은 개관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아직 일반 학우들에겐 낯선 곳이다. 기숙사생(이하 사생)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일반 학우들이 목화관에 대해 품는 가장 큰 궁금증이다. 지금 베일에 싸인 목화관 259명 식구들의 하루를 살짝 공개하려 한다.      
 

  방문한 때가 평일 오후여서 그런지 내부는 조용했다. 도서관, 커뮤니티룸, 휘트니스존, 옥외정원 등 부대시설은 물론 복도에서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외출을 하러 바삐 나가는 몇몇 학생만 볼 수 있었다. 지나가다 마주친 사생의 말로는 평일이라 수업이 있는데다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신청하는 사람에 한해 외박을 할 수 있어 그렇다고 했다. 대개 ‘기숙사’하면 북적이고 소란한 모습을 떠올릴 텐데 막상 마주한 목화관은 의외로 적막했다. 
 

  사생과 대화를 나누고자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누군가가 집의 초인종을 누르면 무작정 경계를 하곤 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도 ‘혹시 안에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하며 걱정을 하고, ‘이야기를 다 듣지도 않고 문을 쾅 닫아버리면 어쩌나’ 하고 초조해한다는 사실을 이날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다행히 대부분의 사생은 자신의 집에 찾아온 낯선 이를 경계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질문에 친절히 응해주었다. 그들은 문을 빼꼼히 열고 서서 기숙사 생활의 불만을 토로하거나 자신이 경험한 소소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몇몇은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흔쾌히 허락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들만의 개인적인 공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한 달을 함께 생활해서인지 사생들은 룸메이트와 가족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옷가지, 책, 이불, 쓰레기, 세면도구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방 안의 풍경은 왠지 모를 정겨움을 풍겼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씻느라 바쁜 아침의 풍경, 점호가 끝나고 룸메이트와 킥킥거리며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졌다. 부모님과 쭉 살아온 사람은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일상을 보내는 그들이 부러웠다.
 

  사생들은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목화관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학우는 룸메이트하고만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모양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왜 목화관 곳곳에서 인기척을 찾아보기 힘들었는지 이해했다. 사생들이 나누는 유대감이 방 안에 국한되지 않고 기숙사 전체로 퍼져 나갈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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