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종훈 : 지금껏 혼자 살 생각을 못했던 이유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을 잘 관리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거 말이에요. 물론 부모님의 반대도 한몫했죠. 하지만 그보다는 혼자 살면 점점 게을러지거나 바뀐 생활환경에 적응을 못 하게 될까봐 용기를 못 냈어요.

승태 :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과 학교가 멀어서 하숙을 결심하게 됐어요. 혼자 지낸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었죠. 오히려 꿈꾸던 자유를 느낄 수 있겠다는 기대에 부풀었던 것 같아요.

두 분은 집에서 집안일을 자주 하나요?
승태 :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하니 힘들어요. 바쁘거나 몸이 아플 때에도 청소나 빨래는 해야 하니까 때로는 벅차죠. 빨래는 옷의 재질과 색에 따라 세탁기를 돌려야 할 것과 손빨래를 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게 중요해요. 청소는 제가 워낙에 깔끔한 성격이어서 그런지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잘하게 됐죠.

종훈 : 저는 집에서 집안일을 할 일이 거의 없어요.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다 해주시니까 제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죠. 가끔 집이 너무 더럽다 싶으면 돕는 정도예요.
 

당신에게 집은 어떤 존재인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승태 : 달팽이 껍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서는 잠만 자거든요. 많은 분이 제게 혼자 사니 집 생각이 나지 않느냐고 물으세요. 제겐 가족과 함께 사는 집뿐 아니라 지금 사는 곳도 집이라서 그런 생각은 안 들어요.

종훈 : 집은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이에요. 집에 돌아와 가족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고민거리를 나누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죠. 부모님이 계시니까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도 있고, 승태 씨처럼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서로의 생활에서 부러운 점이 있다면?
승태 : 아직까진 다시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다만 한 가지, 함께 식사할 누군가가 있다는 건 종훈 씨가 부러운데요? 보통 혼자 음식을 먹으려면 외롭거든요.

종훈 : 가끔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부모님이 제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거의 알고 계시니까요. 가족의 간섭 없는 저만의 공간에서 제 방식으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어요. 친구 3명 정도를 초대해 맛있는 요리도 대접하고 함께 하룻밤 자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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