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적당한 한강과 그 지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서일까. 최근 몇 년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자전거는 200여만 대로 자동차(154만 대)보다 많다. ‘자출족’, ‘자여족’처럼 자전거의 인기를 반영하는 신조어도 생겼다. 자출족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자여족은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자출족은 고유가와 교통체증에 지친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특별한 장려정책 없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출족의 출근길은 한강을 중심으로 양재천, 중랑천, 홍제천 등 한강지류다. 한강과 그 지류는 지역구에서 하천을 따라 주민을 위해 만든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돼 있어 출퇴근에 적당하다. 또 여의도, 강남 등 회사가 많은 중심가가 한강 주변에 위치해 한강을 이용하면 편하다는 점도 있다. 또한, 안양천?중랑천?탄천은 한강지류 중에서도 규모가 커 경기도까지 이어진다. 이 덕분에 경기도에서 서울로, 혹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시민도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규모가 큰 하천이 흐르는 지역구는 서로 협력하여 행정구역이 달라지는 구간에서도 자전거도로가 끊기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본교가 위치한 월곡동에서도 정릉천을 통해서 한강까지 쉽게 갈 수 있다. 학교 앞 홈플러스 월곡점 뒤편에는 정릉천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정릉천을 따라 고려대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제기동역을 지나게 된다. 제기동역에서 자전거로 5분쯤 가다 보면 청계천을 만난다. 청계천을 타고 왕십리 방면으로 가다가 한양대가 보이면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이제 중랑천을 따라서 성동교 방향으로 10분 정도 가면 한강이다.

 

▲ 응봉 자전거 무료 대여소의 내부

자전거 무료 대여소

자출족처럼 매일같이 먼 길을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자전거로 장거리를 오가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위해 지하철역 부근이나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서울시에는 유료와 무료 대여소를 모두 합해 총 65개의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서울시민은 이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지난 4일, 서울 시내 무료 자전거 대여소 중 다섯 군데(강변?옥수?월드컵경기장?응봉?잠실)를 선정해 직접 찾아갔다.

평일 낮이었는데도 대여소를 찾는 시민이 꽤 있었다. 그들은 신분증을 맡기고 자전거를 빌렸다. 수리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곳에서는 직원이 자전거를 정비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여소는 대체적으로 깔끔했다. 고장 난 곳을 포스트잇에 적어 안장에 붙여놓아 정비소로 보내는 등 자전거 정비 역시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가 아니라 각 ‘구’에서 운영해 자전거 대여?반납 시간이 대여소마다 차이가 났다. 또한, 이용객이 많은 데 비해 대여소 주변 환경은 자전거를 타기에 알맞지 않았다. 대여소는 대부분 차도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었고 자전거도로가 아예 없거나 부족해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탈 만한 곳까지 안전하게 가려면 자전거를 끌고 가야 했다.

 

▲ 공공자전거를 대여하는 시민

공공자전거 직접 이용해보니…

자전거를 대여하고 싶다면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공공자전거는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사업이다. 서울시와 고양시, 창원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피프틴’, ‘누비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6일, 여의도역으로 향했다. 1번 출구로 가니 여러 대의 공공자전거가 보였다. 스테이션(대여?반납이 무인으로 이뤄지는 공간)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려고 하자 만 20세 미만은 미성년자라 이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떴다. 부모님 명의로 된 휴대폰으로 인증한 후에야 겨우 빌릴 수 있었다.

자전거에 올라타자 안장이 너무 높았다. 높이 조절을 위해 안장 쪽에 손을 대자 기름때가 묻어나왔다. 핸들도 미미하게 녹슬어 있었다. 찝찝한 마음을 누르고 여의도역 일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자전거는 큰 문제 없이 달렸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중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는데 ‘확인 중입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여러 번 나왔기 때문이었다. 소리가 꽤 커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공공자전거를 이용한 박하연(20?동국대) 씨는 “생각보다 시승감이 편해서 놀랐다. 하지만 자전거도로를 표시한 선이 희미해서 보행자와 부딪칠 뻔했고, 자전거도로에 택시나 버스가 있어 타기가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 택시 정류장이 된 자전거도로

이 외에도 자전거시설은 다양하다. 자전거를 타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보관함과 자전거 주차장이 그 예다. 자전거 보관함은 자물쇠를 채우는 기존의 자전거 보관소와 달리 캐비닛 형식으로 돼 있어 도난 위험을 줄였다. 자전거 주차장은 자물쇠를 채우는 방식이지만 관리인이 따로 있어 도난에 대비했다. 또 2층으로 주차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 많은 자전거를 세워둘 수 있다. 수유역 6번 출구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에는 샤워실까지 있어 쾌적하게 자전거를 타기 좋다. 서울시 자전거 종합 홈페이지(bike.seoul.go.kr)에 들어가면 자전거시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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