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문화대담

 블로그는 웹(Web) 로그(Log)의 줄임말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웹 사이트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를 보면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블로그는 총 3,600만여 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블로그 시대인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방문자 수 또는 스크랩 수 등이 많은 블로그 운영자들을 ‘파워블로거’ 로 지정해준다. 이들은 큰 인지도로 방송에 출연하거나, 기업 행사에 1순위로 초대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그 영향력이 크다. 이쯤 되니 파워블로거가 권력화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파워블로거의 다양한 행보에 대해 대담을 나눠봤다.

 

블로그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나
 다영 : 중학교 때 잠깐요. 친구들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작했는데 어떤 포스팅을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방문자 수도 없어서 금세 시들해졌어요. 또 블로그는 전문적인 정보를 전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운영하기도 어려웠고요.
 

 준영 : 전 없어요. 다른 사람이 영화나 연극, 도서와 관련해 올린 글을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제가 직접 올리는 건 부담스럽더라고요.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제 이름을 걸고 쓰는 글이잖아요.

 

다른 SNS와 구별되는 블로그의 장점이나 특색이 있다면?
 다영 : 다른 SNS는 친분이 없으면 소통하기 힘들잖아요. 근데 블로그에선 전혀 친분이 없더라도 이야기를 주고받기 더 쉬운 것 같아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느낌이라면 블로그는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회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준영 : 블로그만의 장점은 블로그를 하는 목적과 연관이 있다고 봐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는 소식 위주의 짤막한 글이 대부분이에요. 그에 비해 블로그는 사진과 동영상이 첨부된 정보성의 글이 주를 이루죠.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 블로그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특색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준영 : 블로그에 올라온 생생한 후기가 소비자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분야에 식견이 풍부한 블로거가 쓴 글이니 신뢰도도 높고요. 기업이 새로운 홍보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영 : 실제로는 물품을 사용해보지도 않고 ‘물건이 좋아서 올린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어요. 많은 구독자가 있는 파워블로거가 자신의 영향력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
소비자가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광고라는 것을 확실하게 명시해 줬으면 좋겠어요.

 

파워블로거를 직업으로 볼 수 있을까?
 준영 : 파워블로거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콘텐츠를 생산하잖아요. 이익을 창출하더라도 홍보 같은 간접적인 방식이다보니 직업이라기보단 취미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다영 : 전 파워블로거도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요리 파워블로그에서 특강을 진행해서 수강료를 받는 경우도 봤고, 베이킹 블로거가 직접 만든 과자를 판매하는 것도 본 적이 있거든요. 경우에 따라 블로그를 통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파워블로거도 하나의 직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로그가 스펙화되고 있다
 다영 : 기존에는 학벌, 학점, 토익점수, 자격증 등을 스펙이라고 했다면 최근엔 그 범주에 블로그 운영 여부까지도 포함되고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스펙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개성 표현의 수단이어야 할 블로그가 취업준비생에게 또 다른 자격조건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안타까워요.

                               
 준영 : 다영 기자 의견에 동의해요. 그뿐만 아니라 예전에 올린 글을 목적에 맞게 조작하거나 타인의 블로그를 자신의 것으로 속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블로그가 보다 좋은 방향으로 쓰이면 좋겠어요.

 

블로그가 기성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얘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다영 : 저는 블로그가 대안언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국정원 사태에 대해 기성 언론은 소극적인 보도를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잖아요. 그런데 블로그에선 운영자가 직접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진을 올려 방문자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곤 해요. 그래서 기존 매체보다 더 적극적으로 여론을 반영한다는 느낌이 들죠.


 준영 : 블로그가 일반인이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은 동의해요. 다만 기존 언론매체보다 기사의 깊이나 신뢰도가 낮다는 제약이 있어 아직은 완벽하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