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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이 달라졌어요
2013년 09월 30일 (월) 20:00:10 이나현 기자 hyun03366@naver.com
   
▲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생활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즐긴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와 고령 사회를 구분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전체인구 중에 노인인구(65세 이상)가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기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정의한다. 미국 국제고령화연구소는 우리나라가 불과 5년 뒤인 2018년에는 고령 사회에 들어서며,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려 우리 사회를 나이 들게 하는 것이다.

중․장년층과 노년층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사회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정년퇴직 이후에는 사회활동이 적었던 이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거나 다양한 문화를 누리는 등 활동범위도 폭넓다. 그들은 더 이상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불린다.

 

문화생활에도 적극적

액티브 시니어의 활약이 눈에 띄는 분야는 단연 영화산업이다. 기존 영화시장은 20-30대가 흐름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50대 이상 고객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노인전용 영화관도 생겼다. 서울 종로구의 허리우드 실버영화관(객석 300석 규모)은 55세 이상이면 누구나 단 2,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 상영하는 영화도 최신 개봉작이 아닌 <벤허>나 <영웅본색> 등 액티브 시니어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곳은 객석 점유율 59%로 국내 영화관 중 점유율 1위다.

실버영화관뿐만 아니라 일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영향력은 크다. 지난겨울 1,29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7번방의 선물>은 60대 관객이 전체 20%를 차지했다.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액티브 시니어가 1,000만 관객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실을 잘 반영하는 브라운관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의 <꽃보다 할배>는 30대 남자 연예인 중심이었던 기존 예능의 판도를 과감히 깼다.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는 출연자들, 일명 H4는 해외여행을 가서도 주눅 들지 않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뽐내는 등 젊은이 못지않게 알찬 여행을 즐긴다. 반면, 다리가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빙수를 먹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에서는 할아버지들의 순수한 면모를 볼 수 있어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H4의 옷차림도 대중의 눈길을 끈다. 그들은 등산복이나 티셔츠에 면바지처럼 주로 실용성과 기능성을 추구한 옷을 입는다. 하지만 때때로 청바지, 후드티, 베레모 등으로 젊은 감각을 자랑한다.

 

청춘의 마음으로

실제로 중․장년층의 의류 소비패턴은 변했다. 과거에는 무난한 디자인에 가격대비 실용적인 옷을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속된 말로 핏(Fit)이 살아 있는 옷, 개성 있는 옷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나이보다 어려 보이려는 ‘다운에이징(Down-aging)’ 경향이 반영된 까닭이다. 특히 유행하는 의류를 중저가로 살 수 있어 젊은 층이 자주 찾는 SPA브랜드의 소비 연령층이 중․장년층까지 넓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카드가 회원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대 이상 여성의 의류 관련 매출 중 SPA브랜드의 비중은 약 20%였다. 패션업계는 다운에이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영캐주얼을 찾는 40대 이상 고객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액티브 시니어가 외모만 젊어 보이려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외모만큼이나 내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문화센터나 평생학습센터 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힌다. 바리스타 과정이나 요양사 과정은 창업과 재취업에 도움 돼, 중․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열 수 있게 해준다. 이에 교육부는 ‘100세 시대 국가평생학습 체제 구축을 위한 제3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한국방송통신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계획은 세대별로 특화된 교육과정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회활동과 문화생활을 영유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다. 액티브 시니어가 은퇴 이후에도 다시 사회생활을 하거나 문화를 즐기는 것은 이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일평생 헌신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온 중․장년층 앞에 이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청춘보다 더 청춘다운 삶을 꾸려 나가는 액티브 시니어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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