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2월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 9명 등 10명이 숨지고 105명이 부상을 당했다. 말 그대로 참사(慘事)였다. 대학에 들어와 이제 막 삶의 꽃을 피우려던 젊은이들이 그럴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졸지에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1일 부산외대 체육관에서 이들의 합동영결식이 치러졌다. 여전히 안타깝고 참담하기 짝이 없는 심정이다.

 이번 참사에는 반드시 돌아봐야 할 대목이 있다. 우선 부실시공과 공사에 관한 문제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체육관은 2009년 6월 24일에 시공에 들어가 77일 만인 9월 9일에 준공을 마쳤다. 급조된 가건물처럼 보이는 이 체육관은 사고 이후 전문가들의 현장진단을 통해 부실시공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지금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인재적(人災的) 요인을 감추고 천재(天災) 탓을 일삼는 책임회피의 반복을 이참에 뿌리 뽑아야 한다.

 두 번째는 대학과 학생회 간의 문제다. 올해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주관했다. 대학 측에서 예산 절감을 위해 학교 내에서 행사를 열자고 요청했으나 학생회에서 ‘외부 행사로 하고 싶다’며 행사를 강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대학 측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학과 학생회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늘 상호 협력해야 하는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장소 변경 등을 통해 외부 행사를 강행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대학 행사 때마다 사건사고가 발생해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특히 신입생 환영회 행사에서 지나친 음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부산외대 합동영결식이 열리던 21일 오전에도 충남 무창포해수욕장에 있는 한 콘도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 중이던 서울 지역 대학생 김모(20) 씨가 3층 화단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새벽 6시까지 어울려 술을 마셨다고 한다.

 부산외대 경주 리조트 참사 직후 많은 대학에서 예정돼 있던 OT 관련 외부 행사를 취소하고 추도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앞으로 각종 행사와 관련된 대학문화를 바꾸기 위한 바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는 대학 측과 더불어 당사자인 학생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시급히 해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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