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자신의 귀를 자른 미치광이,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천재 미술가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그러나 실제로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표현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막이 올랐다.

고흐에 대하여

  소정 : 뮤지컬에 고흐의 다양한 작품이 많이 나왔어. 누구라도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그림이었지. 미술에 문외한인 나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었어.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좋아하는데 배경에 그림이 영상처럼 흘러나와 반가웠어.
  신후 : 소정 기자 말처럼 극 중에 우리가 한 번쯤 봤던 작품들이 나와서 집중을 잘할 수 있었어. 뮤지컬은 음악과 연극의 결합인 줄 알았는데 그림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재미가 더해졌어.
  준영 : 고흐의 그림은 색이 선명하고 화려해. 당시 유명 화가인 마네와는 다른 기법을 보여. 고흐와 마네 모두 인상주의 화가로 불리지만, 마네는 활기찬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렸지. 그에 반해 고흐는 눈에 띄는 색채와 대담한 붓놀림으로 자신만의 작품특성을 드러냈어. 
  진한 : 고흐는 강렬한 붓터치로 작품을 표현했어. 요동치는 내면과 주관적인 정서를 그림의 큰 주제로 삼았지. 1886년에는 동생 테오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잠시 밝고 명랑한 색조의 풍경화를 제작하기도 했대. 하지만 고흐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감정이 실린 강렬한 붓 자국이 아닐까. 강한 색채와 공간 표현은 정신질환에 시달렸던 고흐만의 환상은 아니라고 봐. 고흐는 우리도 순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흔들림을 생생하게 표현했어.
  신후 : 고흐는 평생 정신적 질환과 근심으로 고통을 겪었어. 결국, 1890년 37세의 나이로 권총을 이용해 자살했지. 살아있는 동안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사후에야 크게 주목을 받은 그는 페인팅과 드로잉, 스케치 등 총 2,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어. 
  진한 : 그중에서도 <감자 먹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아. 네덜란드 목사의 집안에서 태어난 고흐는 소외계층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탄광촌 노동자를 그렸어. <감자 먹는 사람들>은 고흐의 초기 그림인데, 희미한 조명 아래 드러난 농민의 굳은 손가락 마디와 명암이 짙게 드린 얼굴이 힘든 노동과 식사를 하는 소박한 경건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봐.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소정 : 테오가 형의 그림을 전시하기 위해 관장을 설득하는 장면에서 관중인 내가 극에 참여하는 느낌이 들었어. 배우가 관중을 바라보며 연기하는데 내가 마치 미술관 관장이 된 것 같았지.
  준영 : 그래? 난 별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테오에게만 존재하는 관장이 무대 위에 있다고 생각했지.
  신후 : 둘은 그런 느낌을 받았구나. 난 그것보다 다른 부분에 더 집중했어. 나는 배경으로 시기와 장소, 설명을 간략하게 띄워주니 마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지.
  소정 : 맞아. 무대는 한낱 극의 배경 역할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이번 뮤지컬에서 무대는 관중의 이해도를 높이고 분위기를 좌우했어. 그로 인해 고흐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예술미를 더욱 느낄 수 있었지.
  신후 : 게다가 고흐의 작품이 영상화돼 배경 역할을 했잖아. 고흐의 작품을 표현한 것도 있지만, 배우의 감정을 표현한 부분도 컸어. 다른 극은 배우의 연기만 보면서 감정을 느껴야 하는데 그림이 영상으로도 보여 배우가 표현하려는 감정이 더 극대화됐지.
  진한 : 빔 프로젝터로 영상을 쏴서 흰 배경과 빈 캔버스에 고흐의 작품이 펼쳐졌어. 작품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줘서 뮤지컬에 생동감을 더하기도 했다고 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상 기술이 고흐의 강렬한 색채와 공간 표현을 다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던 게 아니었나 싶어.
  준영 : 뮤지컬을 보며 두 남자가 무대를 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 무대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특수 영상 기법을 이용해 장소가 바뀌는 걸 표현했던 게 정말 신기했어. 그림도 감상하고 뮤지컬도 본 일거양득의 무대였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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