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당거래>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평단의 평도 좋다. 류승완 감독의 부활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그랬던 그가 한 차원 더 성숙한 작품세계를 들고 나타났다. 그의 귀환이 반갑다.
  그는 감독이면서도 배우 이상으로 유명하다. 많은 팬도 거느리고 있다. 그의 삶이 드라마틱하고, 그의 열정에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었다. 할머니와 7살 차이나는 어린 동생 류승범과 함께 힘들게 살았다. 류승완은 그런 환경에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동생이 대견하다고 한 적이 있다. 류승범은 류승완에게 많이 맞기도 했는데, 그런 형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요즘도 이들은 촬영현장에서 가끔 싸워 스텝들을 곤란하게 한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들에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가난한 소년 류승완을 사로잡은 건 영화였다. 그는 성룡, 원표, 홍금보 등의 활극영화에 빠져들었다. 중학교 때부터 그는 카메라 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린 소년의 피땀으로 장만한 영화 관련 기기를 더 어린 류승범이 망가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류승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8밀리 카메라로 첫 영화를 찍었고, 그 후 영화에 미쳐 살았다. 남들 공부할 때 그는 돈 벌어서 그 돈으로 영화 찍고, 돈 벌어서 그 돈으로 영화 찍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런 과정의 결실로 나온 영화가 공식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이다.
 

▲ 영화 <부당거래> 촬영장의 배우 류승범과 감독 류승완
이 영화는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야말로 신데렐라 같은 데뷔였다. 그렇다, 그는 영화판 허각이었다.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열정과 노력만으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한 청년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지지. <슈퍼스타K>에서 허각이 주는 감동과 비슷한 매력을 류승완 감독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데뷔한 후에도 그는 정직하고 당당한 길을 걸었다. 뒤늦게 있는 사람인 척하거나, 자신을 분식(粉飾)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성장과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영화들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면 ‘뜨거운 인간’이 느껴진다. 이것이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형성된 이유다.
  그를 보면 열정적인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사회에서 그러라고 하니까, 부모님이 당연하게 원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진학한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의 삶을 고민한다. 그런 삶은 공허하다. 심장이 뛸 정도로 뜨거운 인생, 그 열정의 매력! 현실에 부딪히고 또 부딪히는 청춘의 도전! 그런 것이 있을 때 당당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부당거래>의 성공이 반갑다. 여기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이 표현되어 있다. 액션 위주였던 류승완이 또 한 번 성장한 것이다. 대학생들도 이렇게 자신의 꿈에 열정적으로 부딪히면서 나날이 성장하는 삶을 살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모두의 삶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좀 더 뜨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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