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공사 중인 장충단공원을 지나면 비밀스러운 성곽길 초입이 나온다. 장충동 부근의 성곽길은 주말에도 찾는 사람이 적어 동네 주민만의 공간인 듯 조용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에 끊긴 부분이 많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사유지라 성곽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협조하에 지나갈 수는 있게 돼 있다.
 

# 남산공원을 올라가면 장충동의 성곽길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N서울타워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남산 성곽길은 많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 팔각정과 그 뒤 성곽에서 가족·친구·연인끼리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도시락을 먹으며 성곽을 추억에 담아간다. 

# 산을 다 내려오면 안중근의사기념관과 백범광장이 있다. 이를 지나면 다시 짧은 성곽이 시작된다. 이 ‘한양도성’은 다른 성곽처럼 한 면만 보는 게 아니라 안팎을 다 볼 수 있다. 안쪽은 낮은 성곽의 아기자기함을, 바깥쪽은 높은 성곽의 위엄과 웅장함을 갖추고 있어 타 성곽과는 다른 매력을 내뿜는다.

# 이 코스의 끝은 숭례문이지만 중간에 성곽이 끊긴 부분이 많다. 숭례문의 좌우로 짧게나마 성곽이 이어져 있다. 2008년, 성곽처럼 소실의 아픔을 겪은 숭례문은 2013년에 복원돼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서울을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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