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악산 등산로를 오르는 길은 벅차면서도 황홀하다. 창의문에서 시작되는 계단길은 끝이 없어 보인다. 쉬엄쉬엄 쉴 요량으로 뒤를 돌아보면, 성곽과 그 아래의 서울이 만들어내는 봄 풍경이 펼쳐진다. 봄꽃과 이제 막 돋아나는 연둣빛 나뭇잎의 향연을 조망할 수 있어 눈과 마음이 즐겁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다다른 백악마루에서 친구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왔다는 강승일(서울시립대 건축·24) 씨를 만났다. 강 씨는 “등산로가 험해 힘들긴 하지만, 아름다운 봄을 즐길 수 있어서 보람차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창의문에서 숙정문에 다다르는 구간은 다른 곳과 달리 출입증이 있어야 탐방할 수 있는 구간이다. 출입증은 안내소에서 신청서와 주민등록증을 제출하면 받을 수 있다. 출입 가능시간은 오후 4시까지이며, 군사적인 이유로 사진촬영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꼭 알아둬야 할 정보다.


  #북악산의 정상, 백악마루를 지나 숙정문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동그란 무늬로 페인트 칠이 돼 있는 나무 하나가 보인다. 바로 1.21 사태 소나무다. 소나무에 있는 빨간 페인트 표시는 1968년 1월 21일, 북한 124부대 무장 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할 목적으로 침투했을 당시 총격전으로 생긴 총탄(15발) 흔적이다. 이 사건 이후 북악산 구간은 폐쇄됐으며, 지난 2006년에야 다시 개방됐다. 이 코스 곳곳에서 향토예비군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 말바위 안내소를 지나면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여기서 와룡공원으로 가지 않고 삼청공원쪽으로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숲속도서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개관한 이 도서관은 종로구가 주최하는 ‘생활 속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생겨났다. 카페뿐 아니라 삼청공원의 자연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해 아이와 함께 온 부모에게 인기가 높은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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