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학내 커뮤니티 동감(dong-gam.net)에 “OCU(Open Cyber University) 수강생은 다들 커닝한다던데 사실이냐”라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서 한 학우는 “아무래도 PC방에서 여럿이 모여 시험을 볼 수 있으니 커닝이 잦은 편”이라고 OCU 시험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에 학보사는 OCU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동감 익명 게시판으로 OCU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 가상교육 협의체

OCU는 국내 최초의 원격대학으로 1997년 성균관대를 비롯한 국내 12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작됐다. 현재 OCU 컨소시엄은 전국 41개 대학으로 조직돼 있다. 우리 대학은 2000년부터 OCU 컨소시엄과 협정을 맺고 대학 간 학술 교류에 참여했다. OCU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 참여한 사이버 대학교육 및 학술교류다. 현재 OCU에 개설되는 강의는 매년 평균 341개이며, 평균 10만 1,493명이 OCU를 통해 강의를 듣고 있다(2004-2013년 평균).

학생들 불만 잇달아

학보사가 동감을 통해 취합한 OCU 수강생의 불만은 △강의 자료가 오래됐거나 오타가 많은 경우 △강의 영상의 화질이나 음질이 떨어지는 경우 △수강생의 커닝이 주를 이뤘다. 익명의 한 학우는 “교수님이 한 번 만든 자료나 강의 영상을 반복해 써서 그런지 굉장히 옛날 자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이에 대해 OCU 관계자는 “실제로 학생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직접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라며, OCU 차원에서 교수마다 일일이 자료 및 강의 영상을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강의 영상의 화질이나 음질에 대해서도 민원이 들어올 경우 다시 업로드 할 수 있도록 교수에게 제작 기간을 준다고 덧붙였다. 강의 자료의 오타는 OCU에서 즉각적으로 수정해 학생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커닝은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OCU의 시험은 학생이 개인 PC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치르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달리 커닝을 제재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커닝하는 학생을 관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OCU는 커닝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시험 솔루션’을 시행하고 있다. 시험 솔루션은 시험시간에 다른 인터넷 창을 띄우거나 메신저를 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시스템만으로 커닝을 막을 수는 없다. 현재 OCU 강의를 듣고 있는 김지영(독일어 10) 씨는 “두 대의 컴퓨터를 사용해 시험을 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커닝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열심히 하는 학생은 피해를 보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거나 메신저를 이용해 학생끼리 답을 교환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OCU는 학생 간 답안 교환을 막는 방안으로 시험 응시 기간을 줄이고, 가급적 실시간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험문제 족보에 대해서도 각 학교 측에 공문을 보내 교내 커뮤니티에서 족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매 학기마다 다른 문제를 출제하도록 교수에게 권장하고 있다.

교수와 수강생 간 피드백 어려워

이러한 문제는 온라인 강의가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학생뿐 아니라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도 온라인 강의가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커닝과 성적에 대한 이의제기도 많은 편이고, 오프라인 강의와 달리 강의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학기부터 OCU에서 ‘체력증진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 강의를 시작한 김창선(자연과학대학 체육학과) 교수는 “닫힌 공간에서 카메라만 보고 어떤 반응 없이 강의하는 것이 어렵지만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어 청취 전략의 이해와 연습’ 강의를 진행 중인 김인석(인문대학 영어과) 교수는 “온라인 강의에서는 학습자의 학업성취도 여부를 쉽게 판가름할 수 없다. 단순히 출석 시간을 계산하는 정도로 학습 관리가 이뤄져, 수강생이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라고 고충을 밝혔다.

OCU는 거리에 상관없이 대학 간 학술교류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학문의 벽을 허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학술교류와 가상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OCU의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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