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모두 잠든 새벽 두시. 유난히 추웠던 날 밤, 특집 기사인 심야영화 취재를 마치고 나서는 길이었다. 이번 특집면 ‘잠 못 드는 밤’ 아이템은 이번 학기 초 기자가 냈던 아이템 중 하나였다. 이 아이템이 지금에 와서 진행된 것은 학보사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동덕문화상>이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 무산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우리학교가 여학생들이 다니는 ‘여대’이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대에 취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컸다. 소재는 좋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덮어 놓은’ 아이템이었다.
  야심한 시간, 기자와 동기 기자는 강남 한복판을 거닐고 있었다. 도로는 서울의 택시를 다 모아놓은 듯 했다. 아무도 없는 도로를 여자 둘이서 걷고 있자니, 택시 기사 분들이 지나가면서 흘끗 쳐다보기도 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라고는 드문드문 보이는 경찰관과 기자 둘. 경찰도 곧 있을 G20정상회의를 위해 임시적으로 근무하던 것뿐이었다. 취재 특성상 밤을 새야 했기 때문에 번화가로 이동해야 했는데 여자 둘이 걸어가자니 길도 모르겠고, 택시를 타자니 겁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택시를 타기는 했지만 가는 내내 한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앞좌석에 있는 택시의 차량번호를 외우며 불안해했다.
  이와 같은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지난해부터 서울시에서는 ‘365 안심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택시에는 조수석과 뒷자리에 택시고유번호가 적혀있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이 서비스는 월정액 1,500원의 이용료만 내면 무제한으로 사용가능하다. 휴대폰을 이용해 ‘**36524’로 접속해 택시고유번호를 입력하거나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을 이용하여 15분에 한 번씩 자신이 탄 택시의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영국과 쿠웨이트 등의 나라에서는 이미 여성운전자들로 이루어진 여성전용택시가 활발히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보다 여성이 운전하는 택시가 많아지고 미약하게나마 여성전용택시를 운행하고 있지만, 그 수가 적어 원하는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직까지는 여성이 택시를 이용할 때에 벌어지는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서는 탑승자 스스로가 조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금보다 많은 여성전용택시가 운영된다면 늦은 시간에 이용하는 여성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택시를 탈 수 있지 않을까.

<마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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