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공정무역회의>


  ‘착한 소비’가 뜨고 있다. 착한 소비(GOOD BUY)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진 제품처럼 비도덕적인 상품이 아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만들어진 상품만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상품이 바로 공정무역상품인 것.
  공정무역은 상품에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생산자들이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운동이다. <2010 국제공정무역회의>는 기부단체로 잘 알려진 ‘아름다운가게’의 자매단체인 ‘아름다운커피’의 주최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08년 <2008 국제 대안무역회의> 이후 두 번째 열리는 회의다. 이번 23일에는 외국의 공정무역운동의 사례와 세계 공정무역운동의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논의되었다. 회의는 세계공정무역기구(WFTO)의 부의장인 클라리벨(Claribel B. David)을 비롯한 영국, 페루의 사회적 기업인들의 연설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 연사로 참여한 클라리벨 씨는 공정무역이 출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무역의 실패에 의한 것으로, 가난한 국가의 생산자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자유무역은 생산자인 농민에게 공정하지 않은 제도라고 말했다. “공정무역의 가장 큰 목적은 부의 공정한 분배이다.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고 기술을 지원해 생산성을 높이며 생산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이를 위해서는 배려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공존거래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유무역의 경우, 생산자와 수입업자 사이에는 중개인이 존재한다. 중개인 또한 현지 중개인과 중개인 수출업자로 나뉜다. 대부분의 소규모 생산자들은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가격경쟁에 의해 중개인에게 착취를 당하고, 공정한 대가를 얻지 못한다. 
 

▲ 연설 중인 공정무역단체 카페 다이렉트(Cafr Direct)의 전략국장 볼프강(Wolfgang Weinmann) 씨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의 차이점은 최저가격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공정무역기구에서 정한 ‘FLO(공정무역표시기관) 가격’이 그것이다. FLO 가격은 생산 시 필요한 가격에 생산자들의 생계비용과 공정무역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이다. 이 때문에 공정무역이 아닌 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높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상품을 사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클라리벨 씨는 그에 대해 “소비자에게 상품 이상의 값을 알려주어야 한다. 물리적 상품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만들어지는 환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정무역시장은 지난 5년간 40%나 성장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국내 공정무역시장은 2003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기에 7,000만원에 불과했던 시장이 현재는 80억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아름다운커피’ 사무처장 이강백 씨는 앞으로 한국 공정무역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에 대해 “공정무역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확대돼야 한다. 또한 배려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거래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회의를 마쳤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기자의 손에는 제대로 가격을 지불한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다. 빨간 냄비가 생각나는 요즘, 무엇보다 손쉬운 나눔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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