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물의 80%는 조직의 20%에 의하여 생산된다’라는 과거의 파레토 법칙(Pareto theory)이 최근 사회변화와 함께 ‘80%의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라는 롱테일 법칙(Long Tail theory)으로 대체되고 있다. 예전에는 중요하지 않게 여기던 사소한 다수의 힘이 소수의 우수 집단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리더십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인재경영론과 대조적으로 다양성의 힘을 가진 사소한 다수를 길러내고자 하는 관점 또한 존재한다. 구글의 인사담당자인 라스즐로 벅(Laszlo Bock)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원하는 신입사원의 리더십은 동아리 모임에서의 리더 경험이 아닌 문제 상황에서의 리더십을 의미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전통적인 리더십 개념과는 다른 것으로 팀이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팀원으로서 적절한 시기에 빠르게 개입하여 이끌거나 또 어떤 때는 뒤로 한발 물러나 다른 팀원이 리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급박한 상황에서 본인 역할의 재정의와 함께 유연한 대처능력이다. 이런 리더십은 조직의 일부를 차지하는 상위계층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다수를 차지하는 대다수 조직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US Airways 1549편의 기장과 승무원들은 이런 작은 리더십을 활용하여 위기상황에서 탑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했다. 기장은 기체의 상황을 파악하여 관제탑에 의해 유도된 비상착륙지가 아닌 허드슨 강에 불시착하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에 따라서 승무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승객과 함께 불시착을 대비 후 대피를 진행했다. 이륙에서 불시착까지 단 6분의 시간 동안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개인의 특별한 능력 때문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으로 이뤄진 위기대응 훈련의 덕택이라고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의 유연한 작은 리더십은 특출한 능력이 아니라 평소의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세월호 사고의 이유에 총체적인 잘못이 있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런 위기상황에서 필요했던 작은 리더십이, 일부 살신성인을 한 승무원을 제외하고 세월호를 이끌었던 대다수 선장과 선원들에게는 없었음이 안타깝다. 또한,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윤리적으로 책임지도록 훈련받지 않은 기성세대의 리더십 또한 너무도 뼈저린 아픔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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