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정문을 향해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풍기는 그윽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다. 커피 향은 정신을 맑게 해줘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그 때문인지 커피 향을 통과해 정문에 도착하면 무거운 눈꺼풀도 떠지고 졸린 잠도 달아난다.
 월곡에는 카페가 많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부터 대중화된 프렌차이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카페가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는 카페는 드물다. 게다가 졸업생까지 특유의 커피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카페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카페 마놀린’은 먼 곳에 사는 졸업생들도 커피를 마시러 종종 방문하는 드문 사례 중 하나다. 그런데 이유가 정말 커피 맛뿐일까. 본교 학생이나 교수님뿐만 아니라 근처 다른 대학 학생, 동네 주민 등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곤 한다. 어쩌면 그들은 커피에 담긴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마시러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전부터 카페 마놀린은 동덕여대에 발전기금을 기부해왔다. 2013년부터는 학생 본인 또는 부모의 투병 중에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본교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또 헌혈증을 가져오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1,000장이 넘는 헌혈증이 모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쓰였다고 한다. 학생들은 헌혈증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카페에서는 좋은 일을 할 수 있어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왔다.
 오늘 하루도 커피를 마실 계획이라면 카페 안으로 들어설 때 밝게 인사를 건네 보자. 학생들과 가게 주인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챙기는 이웃이 되고, 그 관계를 이어간다면 평범한 커피가 좀 더 특별해지지 않을까. 카페 마놀린처럼 학생을 손님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들을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가게가 월곡에 늘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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