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문 앞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동덕여대 우체국 없어졌어요?” 그렇다고 얘기하자마자 그 사람은 탄식을 내뱉으며 다른 우체국으로 가는 듯 발걸음을 옮겼다. 이 질문을 받고 오랜만에 인덕관 1층으로 향했다. 원래 우체국이 있던 자리는 아무것도 없었고 불도 꺼져있었다. 
 

  학우뿐만 아니라 주민도 애용하던 대학 우체국은 구조조정이라는 명목하에 사라져 가는 추세다. 대학생의 우체국 이용이 감소하면서 대학 우체국 한 곳당 월 4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안에 전국 114개 대학의 구내 우체국을 모두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로 만 26살이 된 동덕여대 우체국은 지난달 4일 폐국됐다.
 

  학교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 온 우체국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체국과 함께였던 그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지 않던 시절, 친구와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선물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우체국은 항상 붐볐다. 대학끼리 활발하게 학보를 주고받던 그때는 대학 우체국이 소통의 장이었다. 부모님 세대에는 한정판 우표를 수집하기 위해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서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렇듯 추억이 담겨있는 우체국이지만, 캠퍼스 내에서는 구조조정 1순위라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부터 학교에서 우체국을 이용하려면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우체국을 이용하면 된다. 대학이 원할 경우, 우체국은 민간이 운영하는 ‘우편취급국’으로 전환되고 금융서비스는 자동화기기(ATM)로 대체될 수 있다. 하지만 본교는 근처에 우체국이 있어 우편취급국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얼마 전 해외에 있는 친구에게 택배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이용한 적이 있다. 이젠 텅텅 비어있는 인덕관 1층을 보면 그때의 경험이 떠올라 아쉬울 따름이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