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원

한국어교육원 강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가 영어를 배우려고 1년 동안 어학연수를 가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한국어를 배우려고 우리 학교 한국어교육원에 온 외국인 학생들이 있어요. 저는 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일을 해요. 한국어교육 과정이 초급, 중급, 고급, 대학 입학반으로 나뉘는데 저는 초급 과정을 가르치는 중이에요.

 
외국인 학생이 대상이라면, 수업도 뭔가 다를 것 같아요
 활동적인 수업을 많이 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하고’라는 조사를 배우는 부분이라면 ‘연필하고 지우개 어디 있어요?’, ‘바나나하고 사과는 어디에 있어요?’와 같은 대사가 적혀있는 대본을 줘요. 또 제가 직접 물건을 가져와서 여기는 문방구, 여기는 시장이라고 정해준 후 연필이나 사과를 사고팔게 하도록 해요. 일종의 역할극을 하면서 계속 회화나 문법을 연습시키는 거죠.
 
학생과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느껴본 적은 없나요
 정말 많아요. 선생님이라면 상담사의 역할도 할 줄 알아야 해요. 초급 과정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 말은 못 해도 학생들이 쓰는 언어를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처음 왔기 때문에 기숙사 문제, 친구 문제 등 사소한 문제가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한국어가 미숙해서 말하기 힘들고요. 그래서 그들의 언어를 조금이라도 배워서 이해해야겠다 싶었어요. 물론 수업할 땐 무조건 한국어로만 진행하죠. (웃음)
 
한국어 교원 혹은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한국어 교육 강사가 되고 싶다면 우선 한국어 교원 자격증 2급이 필요해요.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한국어 교육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교를 졸업해야겠죠. 대학원 석사를 졸업해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요. 여기서 좀 더 공부하고 싶다면 박사 과정을 밟아도 되고요. 또 온라인 한국어 교원 과정을 수료해도 자격증이 나와요. 하지만 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일하고 싶다면 대학원을 졸업해야 해요.
 자격증도 자격증이지만, 사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필요한 것은 ‘열정’이에요. 우리도 선생님이 열정 없이 수업하면 재미가 없죠? 선생님이 항상 밝은 목소리로, 수업이 즐겁게 느껴지도록 이끌어야 해요. 초급 과정에선 몸동작이나 노래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해요. 선생님이 ‘문을 열다’에 대해서 설명할 때 직접 강의실 문을 여닫고, 이해할 때까지 계속 한국어로 말하거든요.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 많아 열정이 없으면 정말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원에서 반드시 석사 학위를 취득해야만 한국어 교원으로 일할 수 있나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요새는 한국어 교사가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어디든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죠. 예전에는 다문화센터에서도 일반인이 자격증만 가지고 있다면 봉사를 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봉사조차도 전문가를 요구하는 실정이에요.
 한국어 교원의 전망은 굉장히 좋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어 교원의 취업 1순위는 해외예요. 해외에 나가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우리의 일이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해외 대학교에서는 한국어 교사가 부족해요.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흥행해 한류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고요.
 
한국어교육원의 근무조건은 어떤가요
 연봉은 자신이 한만큼 받아요. 시간 강사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을 얼마나 배당 받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또 경력에 따라 얼마를 받느냐가 나뉘기도 할 거예요.
 이 직업의 장점은, 회사에 다니며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거예요. 교사는 학생과의 문제만 있을 뿐, 상사와 부딪히고 이런 게 전혀 없어요. 수업이 끝난 후 곧장 퇴근하면 되고요. 제가 결혼해서 아이가 있거든요. 일찍 퇴근해서 아이와 놀고, 아이가 저녁에 잠들면 제 일을 하거나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아요. 또 학생들을 만나니까 저도 젊어지는 것 같고, 늙지 않는 기분이 들어요. 저는 지금 제 직업에 대해서 200%, 아니 1,000% 만족해요.
 
한국어 교육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학우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책을 읽으세요.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한국어에 많이 노출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2학년 1학기에 성적이 제일 안 좋았는데, 책 1,000권을 읽겠다는 터무니없는 목표를 세웠거든요. 터무니없다고 해도 종일 도서관에 박혀서 책만 읽었던 것 같아요. 만화책, 잡지와 같은 잡다한 책도 정말 많이 읽었고요. 그때의 지식이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항상 열정을 가지는 자세도 중요해요. 자신의 연구실적만 쌓으려고 하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없어요. 또한, 학생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라면 더욱 유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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