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열정대학은 20대를 위한 진로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기존학교는 과목을 만들어 놓고 학생들에게 꼭 들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걸 뒤집어봤습니다. 다시 말해 학생이 직접 하고 싶은 것을 과목으로 지정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인 거죠.

대표가 아니라 ‘학장’님이시네요. 그 이유는요
  저를 부르는 호칭이 다양했어요. 총장님부터 대표님까지 모두 부담스러운 것들뿐이었죠. 이게 듣기 싫어서 학장이라고 하게 됐어요. 대외적으로는 대표라고 해야 해서 명함에는 그렇게 쓰여 있지만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호칭은 ‘쌤’이에요. 학생들이 쌤이라고 불러주면 그 친구들과 더욱 사이가 가까워지는 느낌이죠.

학창시절 학장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20대에는 사회가 원하는 대로 잘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남들이 보기에 멋진 일을 하려고 했어요. CEO가 되는 것이 목표였죠. 그래서 여러 회사 대표를 만나러 다니려고 했어요. 안철수 소장님 만나려고 도메인을 사서 팔려고도 했죠. 군대에 가서는 유명한 CEO에게 만나달라고 편지를 썼습니다. 비록 답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포기 않고 노력을 하다 보니 미래산업 회장님, 옥션 창업자 회장님 등을 만날 수 있었어요.
  또, CEO가 되려면 다독해야 한다고 하고 언변에도 능해야 한다고 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때는 CEO가 되려는 게 목적이었고, 그것을 위해 20대를 바쳤어요. 전국 창업 동아리 회장도 하고 그랬어요. 사람들은 제가 특별하다고 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열정대학을 세우게 된 계기는요
  20대 때, 유학원을 하면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돈을 손에 쥐던 순간은 좋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기쁨은 곧 사라졌어요. 많은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20대에 쌓아왔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세상은 우리에게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되라고 말하는데 저는 유덕수밖에 될 수 없어요. 하지만 전 저 자신을 몰랐어요. 아예 관심도 없었죠. 이걸 깨닫고 꽤 충격을 받았어요. 인생의 목표도 사라졌으니까요. 그러다 ‘나를 찾아 떠나는 캠프’를 알게 됐어요. 그때 열심히 하고 있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거예요. 처음으로 유덕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거죠. 이때부터 자기 계발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20대 자기 계발 관심가라고 써놓고 워런 버핏처럼 점심 데이트를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점심을 산다고 했죠. 당시에 한 학생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힘든 상황이더라고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진심을 다해 메일을 보냈어요. 그분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덕수 씨 덕분에 하루가 따뜻해졌어요’라고 답장을 해줬더라고요. 그때 따뜻하다는 말이 그렇게 아름다운 말인지 처음 알았어요. 그걸 보니까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가슴이 뛰더라고요. 이렇게 가슴이 터질 것처럼 매일 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열정대학을 시작했어요.

열정대학이라고 이름을 지으신 이유가 궁금해요
  20대를 상징하는 말을 생각해보니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열정은 ‘어떤 일에 대해 열렬히 애정을 갖고 대하는 마음’이라는 뜻이에요. 모든 일이 아닌 ‘어떤 일’이란 말이죠.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질 수는 없어요. 열정을 가지려면 그 ‘어떤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정대학이라고 이름을 짓게 됐죠.

열정대학의 수료 코스는 어떻게 되나요
  100% 정해진 코스는 없어요. 그 과정이 수시로 많이 바뀌어요. 그래도 굳이 정하자면 3가지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죠. 바로 수료, 졸업, 명예의 전당이에요. 수료는 1년 이상 교육을 받으면 돼요. 졸업하려면 6과목을 이수해야 하고요. 열정대학에서 들은 수업을 바탕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게 되는 거죠.

등록금이 얼마인가요
  1학기에 학생 10만 원, 직장인 15만 원입니다. 매 학기 지원자 수를 보면 뽑는 인원의 3, 4배는 훌쩍 넘어요. 수요가 많기에 등록금을 올릴 수도 있지만 열정대학의 목적은 대한민국 20대가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자신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기에 등록금을 많이 올리고 싶지 않은 거죠. 3개월에 10만 원으로 정한 이유는 이 정도 가격이면 경제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아서예요. 학생은 수입이 없기 때문에 적게 받는 거예요. 직장인은 수입이 있으니 학생보다 조금 더 받아요. 저희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요.

전공과목에 독서, 인터뷰, 프로젝트가 필수로 포함돼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제가 20대 때 책도 많이 읽고 전문가도 많이 만나봤어요. 그러다 보니 이 두 가지가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열정대학은 교수가 없는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과 스승을 찾아가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프로젝트를 더해 배운 것을 실천하는 기회도 주고 싶었어요.

졸업요건이 무엇인가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 때가 오거나 열정대학을 나가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끊임없이 찾을 때예요.
  졸업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어요. 많은 학교가 학생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정한 것을 이수하기만 하면 졸업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니라고 느낀 저는 학생의 성장을 기반으로 졸업을 시키려고 했죠. 수업을 통해 스스로 얻은 것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것이거든요. 그런데 기준이 모호하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많아 이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었어요.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시나요
  저는 책 신봉자예요. 열정대학과 같은 학교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교육의 측면에서는 고민을 해결할 방법이 많이 없어요. 경영적 측면에서는 도움을 받을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진로 교육이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많이 참고하죠. 외국 서적도 많이 참고하고요. 또 신문도 많이 보죠. 신문 스크랩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주위에 좋은 멘토 분들도 많이 계신답니다.

학장님이 생각하는 대학의 현주소는
  취업양성소가 돼 가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어떤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라고 광고를 하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쪽에서 우리에게 “너희도 진로교육을 하니까 취업사관학교 아니냐”라고 하면 저는 당신이 진로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신 거라고 말할 겁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하거든요. 취업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대학은 어떠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지성의 상아탑이 변질돼 가는 모습을 보면 씁쓸할 뿐이죠.

열정대학이 꿈꾸는 미래는요
  진학중심의 교육을 진로중심으로 바꾸고 싶어요. 사회적 기업가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사람도 아니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도 아니에요. 바로 물고기가 사는 사회적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사람이죠. 불가능한 꿈인 것 같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정대학은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어요. 지금은 다들 세상의 기준에 맞춰서 살려고만 하니까요. 한 꽃만 있는 것보다 여러 꽃이 함께 있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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