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

꽃보다 시리즈 제3탄,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이 지난 12일부터 tvN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번 <꽃보다 청춘>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와는 달리 출연진이 40대로 구성된 페루 편, 20-30대로 구성된 라오스 편으로 나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팀의 출연진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갔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연령대도 직업도 다른 두 팀이 ‘청춘’이라는 한 단어로 묶여 같은 제목으로 구성됐다.
 
페루 편이 40대의 ‘잃어버린 청춘’을 되찾는 구성이었다면, 라오스 편은 ‘진짜 청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게다가 작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활약한 멤버들이 다시 뭉친 점도 하나의 포인트다. 칠봉이, 해태, 빙그레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출연진이 이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응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하지만 지난 19일 방영한 8회에서 제작진의 ‘갑질’은 프로그램의 흐름에 악영향을 끼쳤다. 프로그램 초반, 출연자들은 장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라오스의 관광지인 ‘블루라군’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이 험하고 오르막길이 많은 곳이지만, 젊음의 힘 덕분인지 그 과정 또한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요즘 사회에서 말하는 ‘아픈 청춘’과는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서 일어났다. 출연진은 숙소로 돌아오던 중 지쳤는지 제작진에게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바꿔 타자고 제안했다. 그러다 막내인 바로가 자전거에서 떨어졌고 그들의 요구는 본격화됐다. 결국, 출연진들은 오토바이를 차지했고, 제작진은 출연진의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출발해야만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멋대로 행동한 출연진의 잘못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 차례 비가 내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미뤄 볼 때 출연자들의 행동은 어느 정도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관광객 대부분이 산악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할 정도로 험한 비포장도로라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제작진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연출이 “이건 방송에 못 나갈 거 같아요. 시청자한테 욕먹지 않을까요?”라고 말하자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그 후 뒤따라온 제작진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피곤하니 쉬어야겠다”라며 출연자에게 카메라를 넘기자 그들은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배우에게 촬영을 중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능 신인인 출연진은 제작진의 기분이 상해 촬영을 그만둔 것이라고 여겼다. 제작진은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라는 뜻으로 카메라를 건넸다지만, 그 전에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청춘들은 자유여행은커녕 저녁만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여기서 시청자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제작진을 미화하려 한 영상편집이었다. 페루 편에서 방영했던 40대의 자유여행 장면과 비교하며, 마치 자유여행이 실패한 이유가 연기자의 잘못인 양 변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도 프로그램 일부다. 미워도 함께 가야 할 제2의 출연진이다.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이 이러한 불편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계속 이들의 여행을 지켜볼 것이다. 지금의 20-30대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학업과 취업, 재정적인 문제로 지친 청춘은 이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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