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시원한 날씨에 산책을 즐기기 좋은 때다. 도심 속에서 마땅한 산책로를 떠올리면 사람들은 대개 청계천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월곡에도 청계천 못지않은 명소가 있다. 성북구 정릉천이다.

2010년, 재공사를 통해 탄생한 정릉천은 청계천과 같은 지류다. 그래서 이곳은 아침부터 밤까지 청계천을 시작으로 자전거 일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또, 월곡동 주민도 자주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청계천과 비교했을 때 정릉천은 아직 개발이 덜 돼 몇몇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이곳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성북구청에 문의한 결과, 정릉천은 ‘인권영향평가’ 점검표에 맞춰 관리되고 있었다. ‘인권영향평가’란 정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춘 평가제도다. 구청 관계자와 주민대표, 장애인 단체 활동가로 이뤄진 평가단은 하천의 개선사항을 짚어내고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평가단은 장애인을 위한 이동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성북구는 장애인도 정릉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천으로 향하는 ‘솔샘길 사거리’의 횡단보도 경계석을 제거했다. 또한, 내리막길을 설치해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정릉천에 갈 수 있게 했다.

안전에 관한 문제도 지적됐다. 정릉천 다리 밑이나 산책로의 끝자락은 다니기에 어두운 데다 사람이 없어 위험하다. 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에 대한 대책으로 비상벨과 CCTV가 설치됐다고 한다. 하지만 가로등 수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구청도 이를 파악하고 더 많은 가로등을 적재적소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불어 정릉천의 청결 유지를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산책로 곳곳에 구청이 설치한 QR코드 판이 있다. 코드를 스캔하면 누구나 관리에 대한 신고 및 건의를 구청으로 직접 할 수 있다. 민원을 바탕으로 녹지가 관리되고, 개선된 사항은 구청 홈페이지에 즉각 안내돼 확인이 가능하다.

이러한 노력 덕에 정릉천은 많은 사람이 찾을만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월곡을 단순히 학교와 집이 있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의 인식이 정릉천을 통해 바뀌기를 바란다.

강연희 수습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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