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에서 MBC 드라마 <기황후>가 ‘대박’이 났다. 이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사극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이 기저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이 있다.

지난 셋째 주 토요일에 찾아간 한국민속촌은 내게 신선한 즐거움을 줬다. 우선 민속촌의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했다. 놀이동산과 눈썰매장이 있을 정도로 큰 민속촌의 구석구석을 체험하려면 지도는 필수였다. 입구 안내소에서 제공하는 지도에는 어디서 무엇을 체험할 수 있는지 자세히 소개돼 있었다.

민속촌에는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체험 및 소소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우선 조선 시대 복장을 한 ‘거지’ 구경도 쏠쏠하고 옥살이 체험, 장희빈 사약체험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사약체험을 하는 것은 당연히 자유지만, 앉는 순간 많은 관람객의 이목이 쏠려서 체험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재미있는 관상풀이로 이목을 끄는 ‘관상가’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옆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도 있으니 관상도 보고 초상화 모델도 돼 보면 ‘얼굴’을 주제로 한 패키지 상품처럼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곳이라 북적이는 관람객 때문에 구경이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큰길은 복잡할지라도 숨은 샛길이나 집들 사이는 비교적 한적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한가로이 산책하다 보면 골목에서 물건을 만드는 공방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단소, 부채, 짚신과 같은 전통 물건을 제작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히 판매자가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 분야의 장인들이 손수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유익한 볼거리다.

한국민속촌은 우리 전통의 상업화와 대중화가 동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곳에 직접 가보기 전엔 그저 관광지라 돈 없인 아무것도 못 하는 곳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외로 무료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유료체험도 비용이 저렴했다. 게다가 민속촌 건너편의 멋진 풍경과 고즈넉함이 민속촌의 북적이는 축제 분위기와 길 하나를 두고 공존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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