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보강 수업이 9시에 끝난 날이 있었다. 그동안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있던 적은 많았지만 늘 친구와 하교했기에 월곡동이 스산하단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은 기자가 상월곡역으로 가는 바람에 혼자 하교하게 됐다. 상월곡역으로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문데다가 골목길이 어두워 자연스레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다 교내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온 월곡동 안전에 관한 글을 문득 떠올리게 됐다. 그중엔 학교 인근에 사는 성범죄자 얘기도 있었다. 글의 내용을 곱씹다보니 ‘성범죄자 알림e(sexoffender.go.kr)’가 떠올랐다. 사이트를 명시하며 월곡동 성범죄자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었기에 집에 도착해 바로 월곡동의 성범죄자를 조회해봤다.
 
월곡동에 사는 성범죄자는 총 7명으로 성북구에 있는 8개의 동에서 두 번째로 성범죄자가 많았다. 첫 번째로 많은 동은 장위동이었다. 월곡동과 인접해 있는 곳이라 더욱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에 성북구는 여성의 안전에 대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현재 성북구는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 사이에 귀가하는 여성과 학생을 위해 ‘스카우트’라는 방범대원이 집까지 동행하는 제도다. 또한, 지역연대 위원회와 홈페이지를 운영해 여성 안전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성폭력·성매매 방지 캠페인을 추진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성북 03번과 성북 10번을 ‘안심귀가 마을버스’로 지정해 시범운행을 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우리에게 여성이 안전한 동네라고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은 사실상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와 ‘안심귀가 마을버스’ 밖에 없지 않을까. 안전 문제에 대한 정보공유와 성범죄 관련 캠페인은 어딘가 일회성이 짙은 사업이라는 인상을 받게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성북구가 여성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월곡동은 본교가 있어 혼자 자취하는 여성도 많은 곳이다. 캠페인을 추진해 우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와 같은 사업이 더 많이 생겨나 여성이 안전한 동네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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