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체로 고통의 원인은 자본, 즉 ‘돈’이다. 단순히 상대적 빈곤뿐만 아니라 일부 계층의 절대적 빈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은 공동체의 붕괴로 인해 ‘생활’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삶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조건이 개인의 능력, 경제적 영역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점은 현 체제에서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해결책은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상을 해 보자.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를 많이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편의성과 안전 등의 문제일 것이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놀이터와 편의시설 등 안전하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하지만 오직 주차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골목이 지배한 빌라와 다세대 지역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다. 골목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이들은 결국 야외로 나가거나 키즈 카페와 같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공공놀이터나 공원이 동네마다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그런 점에서 최소한의 안전을 지켜주는 곳이 된다. 그것을 위해 많은 자금의 대출을 받고 비싼 이자를 내면서 아파트로 모여드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동네에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 생겨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그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대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고시촌 방식의 대학가 주거촌에 공동부엌이나 공동카페 같은 공간을 만든다면 어떨까? 항상 밖에서 밥을 사먹거나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함께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들고 개인 작업이나 학습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가고, 새로운 일들을 꾸미거나 창조할 수 있는 일상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최근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는 개념인 ‘공유문화’의 일부다. 공유문화는 저작권 개념에 있어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오픈하는 운동으로, ‘오픈 소스’에서 비롯된다. 오픈 소스는 누구나 무료로 재배포할 수 있어야 하며, 소스코드가 포함되고 수정을 통해 확장 가능한 파생작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지적재산권(Copyright)에 반대해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인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이 있다.

이제 다양한 영역에서 공유문화는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공유경제 개념도 등장하고 있으며 관련 사회적기업도 성공사례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협동조합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방식의 자율적인 공유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자원을 모으고, 나누고, 공유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은, 단순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다. 공유문화는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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