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경춘전(景春殿)

정조의 일상이 묻어나있는 곳

창경궁 경춘전(景春殿)

얼마 전 창경궁 경춘전에서 ‘인문학으로 배우는 궁궐’이라는 제목으로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이는 조선 왕실의 역사 전반을 다양한 주제로 풀어보는 강좌였다. 그런데 4대궁 중 왜 하필 창경궁이었을지, 왜 그 중에서도 경춘전이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직진방향으로 쭉 걷다보면 웅장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창경궁을 볼 수 있다. 창경궁은 조선 성종 때 왕실 가족이 늘어나 궁궐이 비좁아지자 왕실의 어른들을 편하게 모시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궁궐 중에서도 왕실의 생활공간을 목적으로 지어진 것이다. 경춘전은 그중에서도 창경궁의 남쪽에 세워진 건물 중 하나다.

창경궁이 세워진 의도대로 경춘전에는 많은 왕실의 여인이 머물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경춘전의 특징은 정조가 태어난 곳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왕이 탄생한 전각에는 반드시 이를 기록한 현판을 달아야 했다. 그래서 경춘전의 유래에 관하여 기록한『경춘전기』를 살펴보면, 정조는 자신이 태어난 곳을 기념하기 위해 직접 ‘탄생전’ 이라고 세 글자를 써서 문지방 위에다 걸어놓았다고 한다.

사도세자는 정조가 태어나기 전날 밤 꿈에 용이 침실로 들어오는 꿨다. 그런데 정조를 낳고 보니 꿈속의 용과 비슷했기 때문에 이를 벽 위에 그려 아들을 얻은 기쁨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춘전의 동쪽 벽에는 사도세자가 그린 ‘묵룡도’가 있었다고 한다. 기자가 경춘전에서 이 두 가지를 찾아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화재의 손실로 인해 모두 찾아볼 수 없었다.

창경궁의 인문학 강의는 이미 끝났지만 시간을 내서 한 번쯤 창경궁을 들러보는 건 어떨까? 옛날 왕실의 거처지라고 생각하며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창경궁이 지어진 의도를 생각하며, 또 궁궐 곳곳에 깃들어 있는 역사 이야기를 파헤쳐보며 창경궁을 다시 바라본다면 색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기자는 창경궁을 방문하는데 2번이나 실패했기 때문에 창경궁을 방문할 여러분에게 한 가지 팁을 주려 한다. 월요일은 정기휴일이며 입장시간은 4시 반 전으로 제한돼 있으니 가기 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창경궁을 둘러보며 그 당시 왕실의 여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고은미 수습기자 rhdmsal1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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