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일간지들이 대학을 평가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언론사의 대학 평가의 취지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투명하고 정확한 대학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 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대학의 서열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언론사의 대학 평가 과정은 대개 이렇다. 자체적으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그것에 따라 대학을 여러 영역에서 평가해 총점을 근거로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순위를 ‘총점’을 근거로 한다는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대학이 다른 기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경우, 그 대학은 상위권에 위치하게 된다. 반대로, 특정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그 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시 그 대학은 하위권을 벗어날 수 없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서는 언론사의 대학 평가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각 대학의 운영 전반을 대교협이 직접 심사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대학에 인증서가 발급되는 ‘대학 교육역량 인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사의 대학 평가에도 분명 장점은 있다. 대학 간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까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대학 간의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지 않거나, 대학을 줄 세우는 서열화가 일어나지 않을 때의 이야기이다.
  평가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그로 인해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학업에 몰두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진리의 상징으로 ‘상아탑’이라고 불리던 대학이 평가의 대상으로 전락하고만 것에는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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