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어떤 직업인가요
 우선, 사람이 편히 생활하도록 가구를 배치하고 집 안의 구조를 잡아주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면 정말 막연하게 실내를 꾸며주거나 도배 및 집 고치기 등을 다룬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보다 깊이 들어가자면 집이 자신의 몸에 맞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꾸미는 게 제 역할이에요. 그래서 저는 의뢰가 들어왔을 때, 먼저 가족 구성원이라든가 고객의 취미생활 같은 것을 물어보고 있어요. 고객을 파악하면 취향이나 생활 동선을 알 수 있어 벽지의 색감이나 가구 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쉽게 그려지거든요.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고객과 빨리 친해지는 편이기도 해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현장에 직접 나가기도 하나요
 네, 그럼요. 저는 현장에 계속 있는 스타일이에요. 가서 현장을 먼저 파악하고, 공사를 도와주는 인부분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드리면 비로소 작업이 시작되는 거예요. 저는 자재가 부족한 건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요. 또 구조가 아파트마다 다르기 때문에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서 항상 있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매번 현장에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무 경험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죠. 관련 학과를 나와 디자인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웠다고 해도 경험이 없으면 힘들어요. 지금은 그렇진 않지만, 초반에는 제가 여자이다 보니 현장에서 공사하는 분들이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다들 저보다 경험이 많아서 어떤 단열재를 써야 하는지 등을 빠르게 아셨거든요. 또 저는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공생보다 이론적인 부분도 부족했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잠을 3시간 정도만 자면서 공부를 했었죠. 실무 경험과 이론 모두 부족해서 공부에 더 매달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오히려 제가 인부들보다 자재를 더 많이 알아서 ‘이 자재는 어디에 쓰는 거야?’와 같은 질문을 받곤 해요.
 
전공생이 아닌데, 어떻게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됐나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는 과정이 보통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회사에 취직하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다른 사람의 집까지 해줬는데 이 일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적성에도 맞았고요. 그때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시작한 지 7년 정도 됐네요. 내가 관심 있고, 정말 좋아하다 보니 옆구리에 늘 디자인 관련 책을 끼고 살았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기 전, 도움됐던 활동은 무엇인가요
 건축 박람회 같은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녔어요. 미술 작품 관람도 하고요. 주로 문화생활을 하려고 했어요. 자녀가 있으니까 큰 서점에도 자주 가서 건축 관련 책도 읽었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구를 배치하는 걸 참 좋아했거든요. 리빙센스와 같은 잡지를 읽어서 지금 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네요.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감각과 색감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해요. 저는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안 된다고 봐요. 가구와 맞는 벽지의 색깔, 집 구조에 맞는 가구를 센스 있게 골라야 하는 일이니까요. 또 꼼꼼해야 하고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끝마무리 또한 정말 중요해요. 마감을 대충하면 실내를 아무리 잘 꾸몄더라도 엉망인 게 눈에 확 띄어요. 활동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고객과 쉽게 친해지기도 할 테니 금상첨화일 것 같네요. 
 
직업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집’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잖아요. 또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담겨 있어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도 있고, 아이가 태어나 이제 막 한 가족을 꾸려갈 집도 있죠. 그들이 사는 집을 제가 꾸며준다는 게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제가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이야기 속에 저 또한 개입돼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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