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릴 때부터 대학생이 되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유럽 배낭여행이었는데 이번 겨울에 좋은 기회가 생겨 홀로 여행을 떠났다. 사촌 언니가 교환학생으로 머물고 있는 마드리드에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17시간의 비행 끝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사촌 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언니와 함께 곧장 여행지인 오스트리아로 출발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는 음악 전공자인 내가 가장 기대했던 도시다. 그곳은 클래식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인 비엔나 국립극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 극장에서 본 발레공연은, 오케스트라의 멋진 연주와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몸짓이 어우러져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공연의 여운을 뒤로 하고 두 번째 여행지인 이탈리아로 향했다. 시간상 아쉽게도 많은 도시를 가지는 못하고 로마에만 짧게 머물렀다. 그곳은 고전적인 건물이 줄지어 있었으며 역사 깊은 유물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특히, 바티칸이 가장 인상 깊었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신성한 분위기에 평소 종교에 관심이 없었음에도 신앙심이 생겼다. 로마는 이런 매력 속에서 현대 문명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오래된 건물과 최신식 건축물이 줄지어있는 길에 서고 보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세 번째 여행지 프랑스 파리는 루브르 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았고 도시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이 대단했다.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는 로맨틱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또, 파리에서는 많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떠나기 전에는 낯선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관광지를 함께 돌다 보니 어느새 그들과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여행을 통해 친해진 친구에게 일정이 맞는다면 함께 여행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한 내가 놀라웠다.

이렇게 프랑스까지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여행지인 스페인은 사촌 언니 없이 혼자 떠났다. 언니와 함께할 때보다 힘든 일이 많았다. 특히, 길을 잃어 오리무중 신세가 될 때도 있었지만, 그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길을 물으며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그 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누구의 도움 없이 여행을 해보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 여행에서 느끼고 배운 것을 기반으로 다음엔 더 성숙하게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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