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정부는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다. 이에 값이 오른 담배를 피하고자 흡연자들이 현재 가장 많이 찾는 대안은 바로 전자담배다. 지난 1월 1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쇼핑몰 G마켓의 전자담배 판매량은 지난 12월 같은 기간에 비해 209% 증가했으며, 심지어 지난해 1월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446% 늘었다. 이렇듯 전자담배가 인기몰이 중인데도 불구하고 비흡연자를 위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골치다.


  전자담배 역시 담배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연기는 단순 수증기가 아니다. 기체 상 니코틴 함량은 1.18-6.35g/㎥ 범위로 연초 담배의 2배에 달하고 목에 걸고 다닐 수 있어 흡연 습관에 따라 과도한 니코틴 흡수가 우려된다. 또한, 복지부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기체에는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와 중독물질인 니코틴 등이 포함돼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전자담배가 건강을 해칠 위험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실내 사용금지와 미성년자 판매금지에 대해 권고했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냄새가 나지 않아 비흡연자도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과거 고등학교 재학시절, 짝꿍이 담배를 피우고 오면 괴로웠다. 짧은 점심시간 내에 담배냄새를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교실에 들어와 교복에 담배 냄새가 뱄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니 냄새로 피해를 본 적이 많이 줄었다. 실제로 길거리에서도 더 이상 숨을 참지 않아도 되고 흡연자가 전자담배를 피우는 동안 함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금연구역인 버스정류장이나 음식점 안 등 밀폐된 공간에서 피워도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꾸준히 논란돼왔던 간접흡연의 영향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전자담배는 우리나라 담배사업법상 일반 담배와 똑같이 ‘담배’로 분류가 된다. 결코, 금연보조제가 아니다. 직접적인 후각 피해가 없으니 모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 담배처럼 같은 수준의 간접흡연이 발생한다. 또, 전자담배도 흡연규제를 받지만, 여전히 단속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속을 빠져나오기도 하며 전자담배의 위해성에 대한 홍보나 계도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전자담배에 대한 대책은 예방도 없었고 해결책도 미흡하다. 흡연자의 권리도 옹호돼야 마땅하지만, 비흡연자로서 담배 연기를 피할 권리 또한 완벽하게 보장돼야 한다. 비흡연자에게 전자담배는 여전히 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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