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입생으로 북적이는 캠퍼스는 나를 더 들뜨게 한다. 하지만 앞서 이뤄졌던 수강신청을 생각하면 마음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우리는 각자 등록금을 낸 후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학년별로 동시에 수강신청을 한다. 하지만 전교생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듣기는 힘들다. 그야말로 일 분 일 초를 다투는 경쟁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시간표를 만들지 못하면 그 학기는 원치 않던 공강 시간이 생길 수 있으며, 나중에 학점이 부족해 졸업이 미뤄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해주는 것이 바로 인터넷 강의인 ‘OCU’다. 한 과목을 한 번에 많은 학생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부족한 학점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금을 내고도 이 강의를 듣기 위해 수업료를 따로 내야 한다. 결국, 학점을 채우기 위해 등록금 외의 비용을 또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매번 전 학기의 강의를 그대로 반복하고 교수와 학생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하는 수업이다 보니 학교에서 직접 수강하는 것보다 집중도도 떨어지며, 결국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수강을 하긴 힘들다. 그러나 대학은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수업을 수강할 기회가 모두에게 공평히 주어져야 한다. 단순히 몇 초 차이로 인해 수강 여부가 갈리는 것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나는 체육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우리 과에선 수업의 개수는 줄이고 한 수업에 많은 인원의 학생을 수강하게 하고 있다. 반면에 고등학교 땐 적은 등록금으로도 한 반에 40명씩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을 들었다. 대학은 고등학교보다 훨씬 값비싼 등록금을 요구한다. 하지만 더 많은 학생이 한 수업을 동시에 듣기 때문에 수업을 통해 얻는 것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는 학기마다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고 그 돈으로 충분히 좋은 수업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 과만 해도 수강생이 적다며 수업을 폐강하고 남아있는 강의의 수강 인원만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시장논리에 따라 비싼 등록금을 낸다. 하지만 많은 수강 인원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다 보니 강의에서 얻어가는 것은 학생이 부담하는 비용엔 미치지 못한다. 또한, 수강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강 인원이 적절히 분배될 수 있도록 강좌 수를 늘려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