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주저앉는 곳에 사용하는 뼈 시멘트란

 50대 김모 씨는 최근 욕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후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 병원을 찾아 X레이를 찍었더니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뼈가 주저앉은 상태라 원래 뼈 양만큼 뼈 시멘트를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몸에도 시멘트를 넣는다는 얘기에 깜짝 놀랐다.

의사는 원래 있던 뼈 만큼 시멘트로 채워주지 않으면 다른 척추뼈들도 점차 움직여 등이 굽게 되고 통증도 더 심해진다고 진단했다. 또, 골절이 생기면 심한 경우 불구가 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뼈 시멘트란

뼈 시멘트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시멘트 파우더처럼 파우더로 된 재료를 뼈 대신 소실 부위에 채워 넣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해 '인공 뼈'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뼈 시멘트는 합성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로 만들어진다. 뼈와 이의 주성분은 무정형 인산칼슘(Ca3(PO4)2)과 인회석의 일종인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hydroxyapatite: Ca5(PO4)3OH)다. 특히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는 이빨 상아질의 주된 성분이다. 보통 성인은 체중의 약 1%에 해당하는 양의 인을 갖고 있다. 이 인의 약 85~90%는 아파타이트 형태로 뼈와 이에 들어있다. 이 때문에 합성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를 뼈 시멘트로 사용하는 것이다.

단, 소재는 몇 가지 조건에 맞아야 한다. 우선,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기존의 조직들이 잘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아야 하며 세포에 의해 생분해되더라도 그 산물이 독성을 갖지 않아야 한다. 세 번째로, 기존의 뼈와 유사한 강성, 탄성을 가져야 한다. 너무 크거나 작은 강성과 탄성을 가지면 기존 조직이 재생되지 못하고 괴사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인공 뼈는 3차원적인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져 혈관 및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뼈 시멘트 어떻게 시술하나

뼈 시멘트를 주입하는 '경피적 척추성형술'은 뼈가 주저앉은 압박골절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2주에서 4주간의 약물치료나 보존적 치료를 하다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에만 사용된다. 이는 전신 마취가 아닌 부분 마취하에 이루어지므로 전신 마취 시 위험성이 높은 노인 환자들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

시술 전, 컴퓨터 단층촬영 및 MRI 등 사전검사를 통해 환자의 척추체 및 신경의 상태를 확인하고 시행한다. 시술받을 때 환자는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X선 투시기를 이용해 부러진 척추뼈를 확인한다. 이 부위에 부분 마취를 한 후 5mm 이하로 피부를 작게 절개한다. 이후 X선 투시장비를 보면서 주삿바늘을 부러진 척추뼈에 넣고 주사기를 이용해 뼈 시멘트를 넣어준다. 주입된 뼈 시멘트는 수분 내에 척추뼈 속에서 굳어 척추뼈를 지지하게 된다. 시술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골 시멘트 유출로 인한 신경 및 척수 손상, 혈관 손상 등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시술 후에는 약 1시간 동안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면 좋다.

이 시술의 장점은 시술 회복시간이 짧고 조기보행이 가능하며 심하게 무너진 척추뼈의 높이를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뼈가 압박된 지 오래된 경우 무너진 척추뼈를 높이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정명진(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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