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칼럼

기자는 올해 들어 걱정이 많아졌다. 학점에 대한 걱정도, 취업에 대한 걱정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학교’에 대한 걱정이다. 작년부터 구조개혁평가에 대한 것과 올해 조원영 이사, 동덕 VISION 2020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며 학교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대면할 수 있었다. 또한, 조원영 이사와 관련된 조사를 할 때는 우리 학교의 역사를 어렴풋이 알게 되며 그동안 학교에 무지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있으면서도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알아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자는 어느 순간부터 높은 학점을 받고, 스펙을 잘 쌓아서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학교는 졸업하면 그만이었다. 이 때문에 학교 소식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내가 재학 중일 때만 피해를 보지 않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는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번 동덕 VISION 2020을 취재할 때는 기자의 학과 동기들 대다수가 프로젝트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를 방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또한 학교의 탓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순 없다. 본지가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학우의 과반수가 학칙 개정한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학교가 구성원에게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개정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개강 후에야 알려졌다. 이처럼 학내 구성원은 학교가 공지하지 않는 이상, 학교 소식을 빠르게 알 길이 없다.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지극히 한정돼 있을뿐더러, 이마저도 자세히 공지하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고야 만다.

김낙훈 총장은 3월 첫째 주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학내 구성원이 뭉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자는 그 전에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또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는 일이 먼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학교 발전을 생각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신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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