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하면 빠질 수 없는 문화가 바로 아이돌과 팬클럽 문화이다. 2003년 동방신기가 데뷔하면서 90년대 HOT,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의 뒤를 잇게 됐다. 이후 슈퍼주니어, 빅뱅, 샤이니, 2PM, 비스트까지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아이돌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학보사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dongdukpress)를 통해 2000년대를 이끌었던 아이돌 문화에 어떤 추억을 가졌는지 학우 100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설문조사 결과 좋아하는 가수, 영향력 1위로 종합 1위에 오른 동방신기는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와 아이돌답지 않은 가창력으로 2000년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80만이라는 회원 수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다음으로 종합 2위에 오른 빅뱅은 2000년대 당시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거짓말, 하루하루 등 2000년대 중·후반을 통틀어 아이돌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슈퍼주니어는 당시 13명이라는 인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5년과 2006년 사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SS501을 묶어 ‘동슈501’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세 그룹의 인기와 팬클럽의 힘은 대단했다. 밴드였던 버즈는 응답항목에 없었으나 기타의견으로 가장 많이 제시된 그룹이다. 그들의 노래는 수학여행을 가면 빠지지 않고 부르는 곡으로 기억된다.
 
또한, 2000년대는 남자 아이돌뿐만 아니라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와 같은 걸그룹의 전성기이도 했다. 원더걸스는 전국적으로 ‘Tell me 열풍’을 일으켰고 2000년대 말 소녀시대는 ‘gee’라는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과 같은 과한 노출 없이도 충분한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팬 활동 중 에서 ‘앨범 구매’가 48%로 가장 많은 활동으로 꼽혔고 ‘음원 스트리밍’ 17%, ‘콘서트 가기’가 15%를 차지했다. 팬 활동을 하면서 ‘나 이런 것까지 해봤다’ 하는 특별한 경험을 물었더니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공개방송을 가기 위해 전교권 성적을 받은 경험, 콘서트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무난한 경험을 시작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나온 잡지를 얻기 위해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고, 숙소와 가수가 탄 차량 앞에서 기다리고, 스케줄을 따라다니다가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해 졸업할 수 없을 뻔했던 경험까지 각양각색의 일화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아이돌 문화에도 암흑기가 존재한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영향력을 과시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동방신기는 2009년 동방신기의 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하면서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정상에 올라간 팀이 분열될 위기에 처하고 내부 갈등이 전해지자 동방신기 팬들은 멤버들의 입장에 따라 각자의 노선대로 나뉘었다. 또한, 슈퍼주니어는 활동 중간에 중국인 멤버 한경이 탈퇴하고, 2PM에서는 과거 논란으로 인해 재범이 탈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돌의 팬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시간과 돈과 애정을 들여 응원하지만, 그룹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모르는 상태이고, 나이와 관계없이 철없는 사람으로 보는 대중의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 H.O.T 팬 성시원의 “팬의 기본은 열정”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그 열정을 지키고 살아가고 있다.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 문화를 지켜나가는 수많은 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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