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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용 속옷의 모양은 다양한데 여성용은 왜 삼각형밖에 없을까.’ 빨래 건조대에 나란히 널려있는 남동생과 나의 속옷을 볼 때마다 들었던 궁금증이다. 디자인 면을 살펴봐도 여성 팬티에만 리본과 레이스 같은 불필요한 장식이 달려있었다. 성별에 따라 속옷의 특징이 달라지는 이유가 궁금해, 직접 남성용 ‘드로즈’를 입어보기로 했다.
  드로즈는 짧은 반바지 형태의 속옷이다. 처음 착용했을 땐 모양과 재질이 속바지와 비슷해 맨살 위에 입는 것이 찝찝하게 느껴졌다. 허벅지와 엉덩이를 완전히 덮는 촉감 또한 낯설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드로즈의 편안한 착용감에 금세 적용할 수 있었다. 살을 조여 답답했던 여성용 삼각팬티와 달리, 드로즈는 이러한 압박이 없어 봉제선 자국이 남는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속옷 상단의 밴드 면적이 넓어 허리를 탄탄하게 잡아준다는 장점도 있었다. 심지어 드로즈를 처음 받았을 때 우려했던 속옷 앞면의 돌출된 부분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나, 드로즈의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날개형 생리대를 부착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문제에 대처하고자 방법을 찾아보던 중, 생리대를 붙일 수 있는 여성용 드로즈의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성 속옷도 기능에 중점을 둬 출시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예쁘기만 한 속옷이 아닌, 내 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편한 속옷을 찾고 싶어졌다. 이런 여성 속옷이 많이 나오길 바라며, 다음에는 통이 크고 바람이 잘 통하는 ‘트렁크’ 팬티도 입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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