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그때가 좋았지’라며 어린 시절을 추억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 그 시절 한창 빠져있던 애니메이션부터 질리도록 했던 게임까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정을 쏟았던 2000년대 추억들이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년 시절을 풍요롭게 채워준 ‘추억’에는 무엇이 있을까.

곽예은 기자 yeeun3636@naver.com
김가희 기자 skyballoon00@naver.com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노희주 기자 nnwriggle@naver.com

 

너의 동심을 Unlock! 그 시절 애니메이션

  누구나 어렸을 적 TV 앞에 앉아 ‘본방사수’하던 애니메이션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꿈빛 파티시엘>, <슈가 슈가 룬> 등을 보며 친구에게 ‘최애캐’를 자랑하던 기억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나의 마음을 언록(Unlock)!”으로 유명한 <캐릭캐릭 체인지>는 당시 초등학생과 미취학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수호알’과 함께 성장한다는 스토리와 다소 낯간지럽지만 따뜻한 명대사는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추억의 애니메이션에 <이누야샤>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누야샤>는 판타지와 액션이 특징인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반은 인간, 반은 요괴인 이누야샤와 고등학생 ‘가영이’가 ‘사혼’의 구슬 조각을 모아서 악당을 물리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며 가영과 옛 연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누야샤의 행동에 답답해하는 등 캐릭터와 함께 울고 웃었다.
  이렇듯 유치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애니메이션부터 판타지 작품까지. 2000년대에 방영됐던 많은 애니메이션은 우리에게 행복하고 유쾌한 기억을 선물했다. 어린이의 달, 5월을 맞아 유년 시절을 풍요롭게 해준 애니메이션을 보며 추억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SNS 흑역사 공감하는 사람 다 퍼가

  우리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루는 데 익숙한 세대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각종 SNS를 들락거리던 우리의 학창 시절, 그 중심에 있던 SNS엔 무엇이 있을까.
  한때 국민의 절반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이하 싸이). 싸이 좀 해봤다는 사람 중에 사이버 머니 ‘도토리’를 충전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니홈페이지(이하 미니홈피) 배경을 꾸미기 위해선 개성 있는 스킨과 내 감정을 대신해줄 BGM(배경음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이어리엔 ‘일촌’을 맺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셀카를 스티커로 꾸며 올렸고, ‘퍼가요~♡’라는 댓글과 함께 감성에 젖은 인터넷 소설 대사를 내 미니홈피로 스크랩해 오기도 했다. 
  다음으로 카카오스토리(이하 카스)가 있다. 카스는 초·중생 사이에서 유행했는데, 이곳에선 철 지난 싸이 감성 글귀와 사진이 여전히 인기였다. 더불어 카스에는 사람을 태그하는 필독 기능과 ‘멋져요’, ‘슬퍼요’와 같은 느낌을 남길 수 있는 기능이 존재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기능을 이용한 공개 고백 글이나 자신을 소개하는 자문자답 글이 유행하곤 했다. 
  하지만 유행에도 ‘로그 아웃’의 순간이 온다. 싸이는 2012년 앱으로도 출시됐지만 이후 서버를 종료했고, 카스는 이제 사용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졌다. 돌아보면 그저 흑역사로 느껴질 수 있는 감성이지만, 이들은 모두 그 시절 우리의 큰 즐거움이었다.


첫 소절만 들어도 아는 그 시절 K-POP

  아직도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곡, 어떤 멤버가 어느 소절을 불렀는지 전부 기억나는 노래, 그리고 제목만 던져줘도 가사가 술술 쏟아져 나오는 음악까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 우리의 MP3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하던 가수와 음악이 있다. 폭포처럼 쏟아졌던 명곡들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 두 곡을 꼽아봤다.
  먼저, 노래방 차트 상위권에 늘 안착해 있는 다비치의 ‘8282’가 있다. 고음 파트가 계속해서 쏟아지는 탓에 목은 혹사당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는 싹 날아갈 수 있다. 이 곡은 다비치를 전성기로 이끌어줬으며, 현재까지도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돼줬다.
  다음은 “Bam Ratatata Tatatatata~”가 반복되는 노래, 바로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다. 중독성 있는 가사와 강렬한 비트로, 2011년 발매되자마자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노래 제목과 어울리는 화려한 퍼포먼스도 함께 화제 되며 전 국민을 사로잡았다. 그 외에도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 샤이니의 ‘링딩동’, 에프엑스의 ‘피노키오’, 인피니트의 ‘내꺼하자’ 등 많은 노래가 그 시대 K-POP을 장식했다. 잊지 못하고 오래 간직하고 있는 그 노래들, 여전히 남몰래 흥얼거리고 있다면 이 기회에 다시 찾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어릴 적 손가락이 기억하는 추억의 게임

  어린 시절 우리는 방과 후면 모니터 앞에 앉아 클릭 한 번으로 다양한 체험을 맛봤다. 음식의 ‘음’ 자도 모르는 어린이도 이곳에선 고향만두를 빚거나 케이크를 만들 수 있었고, 때론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허무맹랑한 것처럼 들리는 이야기지만, ‘쥬니어네이버 게임랜드’ 속에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했던 일이다.
  그 당시 “슈비리 두비루밥 샬랄랄라~샬라~”라는 마법의 주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등장한 ‘슈 게임’은 그 시절 대세 게임으로 통했다. 특히 ‘슈의 라면 가게’는 친구들 사이에서 ‘누가 더 라면을 많이 파는지’ 치열한 경쟁이 붙기도 할 만큼 중독성 있는 게임이었다.
  다양한 동물을 양육하며 농장을 키워나가는 ‘동물농장’ 역시 우리가 즐겨 했던 게임 중 하나다. 마을을 공격하는 나방 무리를 물리치거나, 침몰한 여객선에서 동물을 구출하는 등 미니 게임을 통해 포인트를 모으는 것도 색다른 묘미였다. 뭉게뭉게 왕국을 탐험하거나 ‘크라라’와 함께 이상한 방을 탈출하는 게임에선 묘한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성장하면서 이곳과 멀어져갔다. 점차 활력을 잃어가던 게임랜드는 결국 지난해 2월을 끝으로 다시 볼 수 없는 페이지가 됐다. 한때 수많은 어린이를 매료했던 게임의 장은 이제 2000년대를 살았던 우리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추억거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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