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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신문기자>는 가짜 뉴스 유포와 댓글 조작을 일삼는 일본 정권, 그리고 권력의 탄압에서 벗어나지 못한 언론의 실태를 고발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현 일본 사회의 민낯을 여과 없이 묘사하며,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언론, 권력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자는 권력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하죠.” 영화 <신문기자>에서 한 인물이 했던 말처럼, 언론은 사실 전달을 통해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영화 속 언론은 정권으로부터 전달받은 거짓 정보를 퍼트리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는 저널리즘의 기능을 상실한 현 언론을 지적하며, 집단에 맞서 진실을 규명하려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는 ‘토우토 신문’의 기자 ‘요시오카’와 일본 내각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내각정보조사실의 공무원 ‘스기하라’가 등장한다. 이렇듯 정반대 지점에 있는 두 사람은 내각이 군사용 생화학무기 연구소를 일반 대학으로 위장해 설립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요시오카는 이를 기사화하고자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숱한 방해와 비난을 받는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정권과 언론이 동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탄압당하는 언론의 현실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요시오카는 기자의 역할과 정권의 압력 사이에서, 그리고 스기하라는 양심과 침묵이라는 길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렇듯 한계에 직면하거나 자신의 신념을 두고 갈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신문기자> 속 사회는 선택의 자유가 부재한 곳이다. 개인이 고뇌 끝에 진실을 알리는 일을 선택하더라도, 정권은 이를 오보로 탈바꿈할 수 있는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국가의 높은 장벽을 두드려보는 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요시오카는 “기자로서 진실을 전달하고 싶어요. 그게 다예요”라고 말하며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스기하라가 요시오카의 후속 보도를 도울지, 아니면 사건으로부터 한 발짝 멀어질지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고뇌하는 인물들을 통해 언론 자유가 상실한 시대에서도 언젠가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남긴다.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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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40일 이상 이어졌던 KBS의 장기 파업 끝에 등장한 <저널리즘 토크쇼 J>.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점 고발과 반성을 바탕으로 한다. 더불어 기자들의 취재를 바탕으로 전문가 패널의 분석을 더한 진행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언론의 그림자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다

  선정적인 기사를 앞다투어 내보내는 황색언론부터 왜곡된 보도를 양산하는 가짜뉴스까지. 1만 개에 달하는 언론사가 기사를 쏟아내는 시대에서 시민들은 공정한 언론을 요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한국 언론의 문제를 직시하고 현주소를 짚는다.

  우선, 언론의 감시 역할을 하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기계적인 중립을 넘어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외에도 기성 언론이 깊게 다루지 않는 ‘언론 카르텔’을 비판하며 한국 저널리즘 문제의 본질을 파고든다. 따라서 주제가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시청각 자료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지 않고, 올바른 언론 보도에 대한 가치관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듀얼 퍼블리싱’을 적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듀얼 퍼블리싱이란 지상파 방송과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도를 같게 여기고 콘텐츠를 제작·배포함을 일컫는 말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본방송뿐만 아니라, 핵심 위주의 요약 영상과 내용 압축 이전의 무삭제 영상 등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실시간 방송 <J라이브>는 일방적으로 송출되는 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비평 프로그램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기사들을 마주할 때면 허무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한국기자협회가 제시한 보도 준칙은 상업성만을 쫓으며 ‘어뷰징’을 일삼는 기자 앞에선 유명무실(有名無實)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널리즘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과 이를 주시하는 시민들이 있다면 언젠가 언론에 드리워진 불신의 그림자도 거둬지지 않을까.

노희주 기자 nnwrigg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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