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학생총회 성사로 설립된 ‘교학소통 ARETE(이하 아레떼)’. 이 기구는 학사구조개편부터 학생 관련 주요사항에 대한 논의 및 의견수렴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아레떼는 학교가 오랜 시간 유보해 왔던 학사구조협의체의 대안책으로 제시된 것으로, 학생 학교 간의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모았다. 그러나 이 희망은 얼마 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지난 2월 진행된 아레떼에서 학교가 학생 측의 요구안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아레떼뿐 아니라 등록금심의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등 대학 내 심의결정기구는 그리 평등하지 못하다. 대표적으로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경우, 고등교육법상 10명 중 3명만을 학생위원으로 구성하게 돼 있다. 나머지는 학교 측과 동문,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이는 사실상 학교에서 선정한 인원이다. 이렇다 보니 학생위원이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내도, 결국은 학교의 입김이 실린 방향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구조적인 페널티를 갖는 것이다. 


  이 문제는 비단 우리 학교만의 것이 아니다. 대학사회 내에서 계속해서 제기되온 구조적인 문제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구 내 구조적인 변화가 가장 요구된다. 하지만 이전에 학교의 ‘겉치레 소통법’에도 변화가 생겨나야 한다. 그동안 숱하게 이뤄진 학교의 소통 방식은 이미 결정한 사안을 통보하거나, 학생의 의견을 뒤늦게 묻는 뒷북 형태인 경우가 많았다. 이제 이런 식의 소통법은 사라져야 한다. 지금은 학생과 학교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면밀한 소통이 이뤄져야 할 때다. 더는 대학 내 심의 기구들이 유명무실한 자리로, 무력한 자리로 남아선 안 된다.                                                                                                   하주언 편집장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