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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헌 기자의 별점은? 5점 만점 중 5점

장르: 장편소설, 로맨스
관전 Point: 마음속 담아둔 과거에 대한 회상
#추천 대상: 여성 서사를 좋아하는 사람
#비추천 대상: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김세희 작가의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은 2000년대 초반, 목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아이돌 가수의 팬픽을 쓰고,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여학생들의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발랄하게 그려냈다. 소설은 인물들의 행동을 세밀하게 포착해, 독자가 마치 이들과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준희가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 해변에 간 장면에서는 준희의 심리가 애틋하고 섬세하게 묘사돼 이에 깊게 몰입할 수 있다. 이렇게 준희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그의 짝사랑에 공감하며 각자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받던 그 시절의 여고생들은 과거의 기억을 잊은 채 대학 생활을 이어가고, 남자 애인도 사귀게 된다. 준희 역시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되지만,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는 않는다. 준희는 “그때 그녀가 말한 사랑이란 어떤 것이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또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존재했던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항구의 사랑』은 그 여학생들을 이반(異般)이란 단어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잔잔하면서도 거친 파도 같은 이 소설은 따뜻하고 강렬한 문장들을 통해 사랑의 본연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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